시론-세계 3대 거짓말
시론-세계 3대 거짓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1.17 14:1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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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시조시인·경제학박사·(사)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김달호/시조시인·경제학박사·(사)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세계 3대 거짓말


우리에게 <톰 소녀의 모험> 이란 책으로 잘 알려지는 미국 작가 마크 트윈이 남긴 세계 3대 거짓말은“Lies, dammed lies, and statistics”로 알려져 있다. 이를 필자의 나름대로 번역한다면 ‘새 하얀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라고 하고 싶다. 새 하얀 거짓말은 늦잠 자다 출근이 늦었지만 교통제증 때문이라고 둘러대는 것과 같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거짓말이라면, 새빨간 거짓말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이다. 문제는 통계를 이용한 거짓, 과장과 오도이다.

70년대 말. 북아프리카 리비아에는 북한에서 온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고 따라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많은 북한의 관리자들이 있었다. 상무관을 가장한 장사꾼들도 있었다. 리비아는 무역상의 주재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주의 국가였다. 개인기업이 없는 북한에서는 상무관으로 편법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간호사들도 많이 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간호사들도 100 여 명 와 일 했었다. 그러나 수도 트리폴리 시내에 검정치마에 흰 저고리 입은 아가씨들이 가끔 보였다.

필자는 북한의 장사하는 상무관들과 가끔 의도하지 않게 만나게 되었다. 경공업제품 수입하는 국영기업의 상담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보면 조우하게 되는 경우다. 한번은 고등학생인 듯한 젊은이를 데리고 온 상무관에게 말을 걸었다. “아들이오?” , “예, 영어가 짧아 아들을 데리고 왔어요” 그리고 더 이상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얼마 뒤 그 상무관을 다시 같은 장소에서 만났다. 이번에는 그 쪽에서 말을 걸어왔다.

“남조선에는 거지가 많다 지?” 반말 같은 어투지만 약간 공격적인 말이라 망설이다가 나는 내가 아는 대로 답변을 했다. “길 가다 보면 더러 보이긴 합니다” , “우리는 없어” , “남조선에는 아파도 병원 못 가보고 죽는 사람이 많다 지?”, “글쎄요, 예전에는 많았지만 지금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 “우리는 없어” , “남조선에는 공부 잘해도 대학 못 가는 사람 많다 지?” , “예, 더러 있을 것입니다” , “우리는 없어” 통계적으로 거지도 없고, 돈 없어 죽는 사람도, 공부 잘해도 대학 못 가는 사람이 없는 천국이란다.

필자는 이 세 가지 질문에 KO 패를 당한 기분이었다. 필자는 한국은 경쟁을 통해 나라가 발전 해 가는 모습으로 설명했다. 이러한 것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니 경쟁은 다 죽는 것이 아니냐며 악을 쓰던 모습이 떠 오른다. 남자들도 모두 같은 검정색 정장을 하고 다녔는데, 바지 끝단이 접어진 구식이었다. 이런 거지에 대한 통계는 없겠지만 눈에 보이는 통계 숫자를 가지고 논하기는 어렵다. 탈북자들의 말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300만이 굶어 죽었다고 한다. 그래도 거지가 없다니 거지에게 동정은 범죄가 되는 곳인지도 모른다. 북한이 말하는 것 대부분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더구나 공인된 통계도 없는 숫자로 현혹하는 것이다.

83년 귀국하여 보니 386 세대, 지금의 586 세대들이 캠퍼스를 장악하고 데모에 열중하던 때였다. 우연히 서울-마포의 어느 카페에서 84학번 운동권 현이라는 학생을 만나 열띤 토론을 하였는데, 내가 만났던 북한 상무관과 비슷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도 거지가 없고 병원도 무료이며 대학도 공부 잘하면 유학까지 보내주는 곳이 있다하니 눈을 휘둥그레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필자는 속된 말로 “군대에 가 말뚝 박아라(직업군인 되어라)”라는 말을 듣더니 그 뒤 얼마 있다가 운동권을 탈퇴한 것으로 들었다.

미국의 모 대학에서는 여학생과 교수가 결혼하는 경우가 33%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대학에 여학생이 단 세명이었다고 한다. 결국 우연히 1명의 여학생이 교수와 결혼한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10월 발표한 비정규직은 748만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 2004만 명의 36% 로 12년만에 최고라고 한다. 정규직은 35만명이 줄었다는 안타까운 보도다. 비정규직은 대부분 정부가 초록 조끼 입혀 지하철 안내 등 시간제 근무하는 60세 이상의 아르바이트다. 30~40대 정규직은 줄었다 하니 본질은 고용악화다. 그런데 고용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하는 통계청은 거짓말 청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정부가 진실과 본질을 말해야 국민은 따르고 나라가 바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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