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PK발 불출마 선언…‘중진용퇴’ 확산 될듯
한국당, PK발 불출마 선언…‘중진용퇴’ 확산 될듯
  • 김영우 선임기자
  • 승인 2019.11.17 17:55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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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김성찬·3선 김세연 의원 전격 선언

자유한국당 내에서 중진들의 용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 부산이 지역구인 재선의 김성찬 의원(창원시 진해구)과 3선의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중진용퇴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PK(부산 경남)에서 불출마 선언이 포문을 열었다”며 “그동안 한국당 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온 ‘중진용퇴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찬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과 함께 모든 것을 비워야 할 때라는 생각에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불출마 이유로 ▲책임지기 ▲기득권 내려놓기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 등 세 가지를 들었다.

그는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사회적 갈등이 최악의 상태인데, 이런 상황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음으로써 좋은 인재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할 때”라며 “저의 이번 결정이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을 위한 치열한 토론과 고민, 행동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1954년생인 김 의원은 해군참모총장 출신으로,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창원시 진해구를 지역구로 국회에 입성해 내리 재선에 성공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을 지냈다.

부산 출신의 3선 의원인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도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진으로 분류되는 3선 의원 중 불출마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불출마 선언문에서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받는다”며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황교안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 정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 한다. 미련 두지 말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의원들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식적인 불출마 입장을 확인한 한국당 의원은 비례대표 초선인 유민봉 의원과 6선의 김무성 의원, 재선의 김성찬 의원에 이어 김 의원이 네 번째다. 특히 당내에서 ‘영남권·강남 3구 중진의원 용퇴 및 험지 출마’를 골자로 한 당 쇄신안을 요구한(김태흠 의원) 이후 초재선 의원들의 ‘자기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그러나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던 일부 의원들과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중진의원들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당내 쇄신과 용퇴 요구는 큰 힘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3선 의원인 김세연 의원과 재선 의원인 김성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추가적인 용퇴 선언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인적쇄신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자연적으로 중진의원, 특히 3선 이상 영남권 중진의원들의 운신의 폭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자유한국당 내 영남권 중진의원은 부산 6명(김무성 의원 제외), 경남 3명, 울산 2명, 대구경북 4명 등 모두 15명에 이른다. 경남지역에선 이주영 국회부의장(마산합포)이 5선이며, 김재경 의원(진주을)이 4선, 여상규 의원(사천 남해 하동)이 3선이다. 김영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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