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지스타가 보여주는 게임 문화
아침을 열며-지스타가 보여주는 게임 문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1.18 16:0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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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지스타가 보여주는 게임 문화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그날 하루만은 모든 수험생이 무사히 시험을 잘 치르기를 기도하는 날이라 생각하지만, 게임마니아는 일년을 기다려온 큰 행사가 있는 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게임마니아들, 수능을 마친 학생들,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부산 벡스코에는 일년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북적대는 기간이다.

자기 키 보다도 더 긴 황금색 칼을 들고 있는 친구, 군복 차림에 총을 들고 전쟁터에 있는 듯한 모습을 한 친구, 짧은 스커트에 노란 머리띠를 한 친구 등 게임 속 캐릭터 분장을 한 친구들의 코스프레는 또 다른 볼거리 문화이다. 일본의 도쿄게임쇼, 중국의 차이나조이, 한국의 지스타를 아시아의 3대 게임쇼라고 본다. 게임 업계는 지스타 행사 기간 동안 신작 발표를 통해 방문객의 반응을 살펴보는 주요한 시간이고, 방문객은 자신이 빠져볼 게임을 미리 시연해 보면서 게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여러 게임 전시회가 통합되어 하나의 전시로 모습을 갖춘 2005년을 시작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을 중심으로 정부가 주도하던 행사가 2012년 처음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라는 민간 협회로 이관된 지스타가 게임인이 주도한, 게이머를 위한 우리나라 최대의 게임 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 지스타의 특징은 B2C, B2B 뿐만 아니라 세계 E-SPORTS 대회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동시 개최해 국내외 게임 관계자들의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형태로, 게임업계의 네트워크의 장으로 활용된다. 한편으로는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 규모가 큰 게임업체는 모두 서울이나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지만, 매년 11월이 되면 게임 개발자나 관계자들에게는 부산에서의 즐거운 나들이 기간이 된다. 전시를 준비하느라 밤샘 작업을 했던 관계자들이 전시 기간 동안 부산이라는 지역이 주는 관광지에서의 여유로움과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휴식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매년 바뀌는 지스타의 슬로건을 보더라도 게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2005년 오라! 게임의 신천지가 열린다. 2006년 게임으로 시작되는 세상, 2007년 게임을 즐겨라, 비즈니스를 즐겨라, 2008년 게임으로 여는 즐거운 세상, 2009년 게임의 바다 부산(Beautiful Game Ocean in Busan), 2010년 게임 그 이상의 가치(Game & More), 2011년은 게임, 세상과 접속하다(Connect with Game), 2012년 게임, 세상을 감동시키다(Game, touching the world!), 2013년 게임을 통하여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게임문화 축제여 영원하라!(Game Together, Dream Forever), 2014년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Game is not Over!), 2015년 게임, 이제부터 시작이다!(Now Playing!), 2016년 게임, 그 이상의 것을 경험하라(Play To The Next Step), 2017년 당신만의 게임을 완성하라(Complete Your Game), 2018년 게임, 우리의 별이 되다(Let Games be Stars), 2019년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라(Experience the New).

지스타가 부산과 경남 일대의 게임문화축제의 장이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러시아, 호주까지 전 세계가 게임 산업에 기대를 걸고 매년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국내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많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전시에 참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업들은 많은 수출 실적이 이루어져 게임업체가 할 일이 많아지고 부산, 경남의 청년을 위한 일자리로 연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는 산업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에서 게임 산업이 자리 잡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도권에 편중되는 것은 다른 산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2012년부터 계속 전시는 부산에서 개최가 되고 있지만, 부산, 경남 지역의 게임 업체는 서울 근교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그 수가 적고, 규모 또한 영세하다. 부산시는 게임 중심 도시로 성장 정책을 내세우면서 지은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관(BCC)에는 게임, 애니메이션, 영상 업체들이 상주해 있고, 게임 산업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오늘도 숨은 일꾼들은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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