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IT 시대의 먹통들
진주성-IT 시대의 먹통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1.19 16:4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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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IT 시대의 먹통들

디지털시대는 인공지능시대로 날로 발전하면서 하루가 무섭게 변하고 있다. 모 TV방송의 디지털시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대담방송을 보고 있으려니 디지털시대의 먹통들이 따로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실감했다. 변호사나 전문가나 하나같이 송곳으로 뚫은 학식의 구멍으로 세상을 내다보고 하는 소리라 ‘그래요’, ‘맞아요’를 연발하며 덩달아서 깨춤을 추는 모습이 가관이다. 개인정보가 어디까지가 보호받아야 할 것인지는 거론조차 없이 대놓고 정보유출을 막자고만 맞장구를 친다.

개인정보의 유출로 인한 권리의 침해나 피해의 사례는 고사하고 막연하게 정보의 유출로 이름이 알려지고, 직업이 알려지고, 주소가 알려져서 안 되고, 기지국과의 접속으로 휴대폰의 위치가 알려져도 안 된다며 하루속히 발의된 법안이 국회서 통과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때 길거리의 방범용 CCTV 설치문제를 놓고 사생활 침해라며 논란이 일 때에 “대체 골목길에서 뭘 할 겁니까? 홀딱 벗고 춤이라도 추실 겁니까”하고 필자가 지면으로 막대 놓고 묻기도 했는데 또 한 번 물어보자. 이름이 알려지고 직업이 알려지고 얼굴이 알려지고 ‘이게 안 된다’ 라면 당신들은 복면을 하고 익명으로 방송하지 왜 경력까지 밝히며 방송을 하고 있나. 인기벌이를 위해 여론을 부채질 하고 있다.

지나친 개인정보보호가 단절의 벽을 두껍게 하여 사회가 더 삭막해져서 이웃집이 굶어 죽어도 모른다. 필자는 매일같이 신문에다 얼굴사진과 이름을 올려도 개도 안 물어간다. 그리고 휴대폰의 위치정보가 알려져서도 안 된다는 것도 그렇다. 종로를 가든 명동으로 가든 차라리 청량리를 가든 누가 뭐라며 뭐가 문제인가. 알려지지 않으려고 숨어서 다녀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몹쓸 짓하고 도망 다니는 사람이거나 한 건 노리는 양산군자거나 아니면 전자발찌 찬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천리포를 가든 만리포를 가든 뭘 감출 게 있나.

그리고 디지털시대에 텔레뱅킹으로 하지 뭐 하러 은행을 가냐고요? 그래, 당신들은 월급이든 출연료든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니까 은행을 안 가도 되는지 몰라도 우리 같은 서민은 채소도 팔고 생선도 팔아서 국밥 한 그릇 사 먹고 남은 돈 3만3000원을 휴대폰 속으로 쑤셔 넣어도 통장으로 들어가지 않아서 은행으로 간다. 디지털시대를 만나서 흔해 빠진 채널 덕택으로 방송에 나왔으면 달의 뒷면도 볼 줄 알고 서민들의 앓는 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지 아이티 시대의 먹통들은 정작 당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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