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서부경남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6.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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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편집부국장ㆍ자치행정부장

지식인들이 사회지도층과 지식인층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면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다. 이 용어는 '사회지도층은 그 만큼의 사회적 책무를 져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위층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집단이므로 기부를 비롯해 사회적 의무에 있어서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부는 사전에 나와 있듯이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기부는 단지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차원을 넘어 더불어 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힘이 된다. 가진 것이 많아야 기부를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우리 이웃에게 나눠줄 수 있다.
최근들어 경남도내에서 기부문화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반시민과 기업인 등의 고액기부가 크게 늘고 있지만 왠일인지 서부경남 사회지도층의 동참은 매우 드물어 지역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남지역에는 1억원 이상을 기부하면 회원자격을 얻는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21명이 가입돼 있지만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에서는 단 1명만이 회원으로 가입돼 기부에 인색한 서부경남 지도층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 주고 있다.
그 1명의 회원도 최근에 진주시 상대동에서 EXR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김일석 대표가 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하면서 처음으로 생겨난 회원이다. 서부경남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거의 없는 것은 기업가나 재력가가 없어서가 아니다. 잘알다시피 서부경남에는 진주와 사천 등을 중심으로 수백억원대의 자산가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지만 이들이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부경남 지도층이 돈벌이에만 충실하고 기부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콩 한 조각도 나눠 먹는다’는 전통적인 나눔과 베풂의 미학이 서부경남 지도층에선 희석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갖게 한다. 서부경남의 이러한 현실과는 반대로 창원을 중심으로 한 중부경남에서는 지난 한해동안에만 무려 10명의 회원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할 정도로 고액기부에 왕성하다. 물론 공단과 대규모 공장이 많은 창원지역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중부경남 지도층의 기부행렬은 서부경남과는 분명 차별화가 되고 있다.
물론 서부경남 기업인이나 지도층 중에서도 사재를 털어 학교를 만들어 나라에 기부하고 장학회를 설립해 수십년간 어려운 학생들에게 꾸준하게 장학금을 내놓는가 하면 어떤 독지가는 수십년간 음지에서 많은 사재로 봉사활동을 하는 독지가들도 몇분은 있다. 이들이 서부경남의 인색한 기부문화에 덤으로 질책을 받아서는 안될 일이지만, 전반적으로 사회지도층이 나눔에 인색한 서부경남의 기부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기부는 나눔으로써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삶을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더불어 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동력이 된다. 이런 와중에 서부경남에서도 처음으로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회원이 탄생한 것은 적극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서부경남에서도 사회지도층들이 고액기부 문화 릴레이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이제는 서부경남 지도층들이 자신들이 누리는 명예나 권력, 부만큼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기부에 솔선수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정신의 실천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회지도층이 기부를 하지 않는다고 이들의 인색함을 탓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기부자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김영우/편집부국장(자치행정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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