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공룡이 말해주는 세월
진주성-공룡이 말해주는 세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1.24 16:10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공룡이 말해주는 세월

진주에 익룡발자국전시관이 개관했다고 한다. 전시관이 개관된 곳은 천연기념물 제534호인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다. 전시관에는 도마뱀 발자국 화석, 조그마한 랩터 공룡 발자국 화석, 개구리 발자국 화석 등 세계적인 화석들이 전시돼 있다고 한다.

노납도 이번에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됐는데 진주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공룡 화석의 보고(寶庫)이다. 흔히들 진주와 이웃한 고성군을 공룡 화석의 메카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진주는 말 그대로 공룡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생대 대규모 공룡 화석산지가 4곳이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주 정촌에서는 중생대 백악기의 세계 최대규모의 공룡발자국 화석산지가 발견돼 문화재청이 원형보전을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진주혁신도시 조성공사 중 중생대 백악기 익룡 발자국 화석 540여 개를 비롯해 새 발자국 화석 640여 개와 육식 공룡인 수각류의 발자국 화석 60여 개 등이 무더기로 발견되는 등 진주는 공룡의 천국이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공룡을 떠올리게 되면 우선 무시무시한 괴력을 지닌 동물로 각인되어 있다. 실제 '쥬라기 공원'같은 영화를 보노라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공룡은 육식공룡으로 어마어마한 식욕을 자랑하면서 같은 공룡들을 무자비하게 사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공룡이라고 다 무서운 동물은 아니다. 진주에서도 별견된 1cm 크기의 랩터 공룡은 물론이고 만화로 유명한 '아기공룡 둘리'가 있지 않은가.

‘아기공룡 둘리’는 진주 출신의 만화가인 김수정씨가 어린이 만화잡지에 1980년대에서 90년대까지 10여년간 연재 하면서 귀여운 공룡의 이미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랑을 받은 아기공룡 둘리는 만화영화로도 나왔고 각종 캐릭터상품들도 나와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은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공룡이 다시 한번 우리 가까이 오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촌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 화석은 1억1000만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세월을 말할 때 억겁과 영겁을 말하곤 한다. 천지가 한 번 개벽한 뒤부터 다음 개벽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겁인데 억겁은 그 겁이 다시 억 번이나 포개진 것이니, 도무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이고, 영겁은 영원한 시간이다. 공룡 화석이 만들어진 세월도 겁은 아니지만 엄청난 세월임을 헤아릴 수 있다. 공룡이 말해주는 세월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