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부처님 고행상(苦行像)
진주성-부처님 고행상(苦行像)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01 17:0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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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부처님 고행상(苦行像)

부처님은 출가하신 지 2년째 되던 해부터 갖가지 고행의 수련을 쌓기 시작했다. 부처님의 고행은 이후 6년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루어 졌으며, 이처럼 끝없는 고행을 통해 부처님은 마침내 깨달아 해탈의 경지에 이르시게 되었던 것이다.

부처님이 출가할 당시 인도에는 고행이 가장 일반적인 수행 방법이었다. 인간의 마음은 본래 청정하지만 육신이 장애가 되어 욕망을 끊을 수 없다고 생각해 육체에 극단적인 고통을 주는 것이 당시의 고행 수행법이다. 고행은 이렇게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그 방법도 여러 가지가 전해진다. 단식으로 죽음의 극한에 이른다는 식사행법, 잠을 자지 않는 불면행법, 특정 자세를 장시간 지속하는 고행은 물론, 물속에서 몇 시간을 지내는 고행 등 갖가지 방법이 전해 내려온다.

부처님이 고행을 시작한 지 여섯해가 지나면서 몸은 쇄약해질 대로 쇠약해져서 등과 배가 맞붙고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는 비참한 몰골이었다. 그럴수록 그의 정신세계는 더욱 집요하게 하나의 근원을 향해 응집해 들어갔으며, 이러한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게 되신 것이다. 이처럼 부처님의 6년 고행을 표현한 것이 ‘부처님 고행상’이다.

불상은 대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후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고행하던 당시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고행상이다. 고행상은 인도에서는 더러 만들어졌다.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모습, 뼈만 남은 얼굴 등은 부처님의 고행하시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파키스탄 간다라 지역은 아쇼카 대왕이 인도의 첫 통일왕국인 마우리아 왕조를 세운 근거지로, 실크로드를 통해 이곳에서 전세계로 불교가 전파됐다. 그런 연유로 파키스탄 라호르 박물관에는 부처님 고행상이 전시되어 있다. 부처님 고행상은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 6년간의 극한 고행을 묘사한 좌상으로 불교 미술의 대표적인 양식으로 꼽히는 간다라 미술의 절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대단한 가치를 지닌 부처님 고행상이 한국에서 전시된다는 희소식이 들려 왔다. 파키스탄 정부 국빈 초청으로 최근 파키스탄을 방문한 조계종 대표단이 부처님 고행상의 한국 전시라는 뜻깊은 성과를 낸 것이다. 조계종 대표단의 귀국 후 고행상의 한국전시가 본격 추진된다고 한다. 많은 불자들에게 사진으로만 접하는 고행상 친견은 다시금 환희심을 자아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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