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건강은 건강화의 과정
아침을 열며-건강은 건강화의 과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03 16:0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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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건강은 건강화의 과정


어느날 갑자기 태양이 두 개가 동시에 떠오른다면 태양은 하나라는 진리는 거짓이 되어버린다. 다행히도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태양은 하나라는 진리가 진리로 확고하다. 어제 건강하다고 자타가 인정하던 사실도 오늘 발병했다면 어제 건강했다는 말은 부정된다. 우리가 흔히 건강하다고 말하는 걸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그다지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겉은 멀쩡해도 안은 병원균이 자라고 있을지 모른다.

캐나다 출신 학자 기 브루조 박사는 ‘건강이란 어디도 아픈 곳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늘 병에 맞서 역동적으로 균형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부단한 투쟁이다’라고 정의했다. 책으로 이 정의를 접하면서 무릎을 쳤다. 병이 들었어도 그것을 이겨내려는 의지와 그 의지의 실현이 최고 밀도로 작용되는 행동이면 병이 들었지만 그것은 건강상태라는 것. 역동적 균형상태 유지라는 말과 함께 뭔가 힘이 솟는 느낌이었다.

즉시 일어서서 몸을 뒤로 젖혔다가 이번엔 앞으로 굽혀서 무릎을 꼿꼿이 하고 손바닥이 바닥에 닿는 동작을 반복했다. 당장 아픈 데가 없다고 팡팡 믿고 아무런 건강화 과정을 잊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얄궂은 병이 들었다고 선고를 당하면 얼마나 기가 막힐 것인가. 몸을 앞뒤로 젖히기를 몇 번 하고 이번엔 팔을 활을 쏘는 자세로 안팎으로 이쪽저쪽 당겨주는 동작을 몇 번 했더니 몸이 훨씬 유연해졌다. 당연히 기분도 상쾌해졌다.

조금만 일상을 돌아보면 많은 시간을 자칫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또한 낭비되는 시간이 꾀나 많다는 걸 알아차린다. 그러나 대개는 습관적으로 시간을 잘못 사용하거나 조금씩 조금씩 낭비하면서 일생을 살아가고 종국에는 잘못 산 회한에 빠진다. 반면에 지혜로운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그 낭비되는 시간들을 조금씩이나마 줄여가다가 끝내 외려 인생을 더 풍성하게 하는 쪽으로 자기를 혁신해간다. 귀한 인간 승리 만세!

나의 경우, 삼십대 초입에 접어든 때에 깜짝 놀랐다. 너무 오른쪽 몸만 사용해서 오른쪽 어깨와 팔이 가장 먼저 무너졌다. 육필로 글을 쓰기가 아주 불편하고 불쾌했다. 당하고 보니 어깨와 팔만 아픈게 아니었다. 오른쪽 다리는 물론이고 오른쪽 절반이 고장이 났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후 특히 오른손으로 글을 쓰다가 불편불쾌하면 왼손으로 글자를 또박또박 썼다. 그러면 신기하게 신경이 왼쪽으로 쏠리면서 오른쪽이 가벼워졌다.

오늘 건강하다는 것은 오늘 내가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하다는 것은 결론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 부단히 뭔가 하고 있는 상태가 바로 건강화 과정이고 건강상태라는 것. 비만이 걱정인가, 당장 밥상에 놓인 밥그릇에서 오분의 일쯤 들어내고 먹자. 한 달이면 약 3킬로는 살이 빠져있을 것이다. 암이 걱정인가, 즉시 일어나 빠르게 걷기부터하자. 활발히 움직이면 대개의 암세포는 맥을 못 춰 번식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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