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경남의 발전을 위해 우주·항공·해양 분야에 집중하자
아침을 열며-경남의 발전을 위해 우주·항공·해양 분야에 집중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04 17: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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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임/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자동화시스템과 교수
이순임/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자동화시스템과 교수-경남의 발전을 위해 우주·항공·해양 분야에 집중하자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문제로 우리나라 자체 기술력에 대한 문제가 이슈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가장 잘 만들고, 많이 만든다고 하는데 아직도 많은 부분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의 뉴스들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의 산업도 원천 기술을 다 가지고 산업을 발달시킬 수는 없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공장자동화가 매우 높은 산업으로 공장자동화에 들어가는 핵심 장비(기술)와 장비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국산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 또한 이런 장비들은 반도체 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장자동화 분야에도 필요한 것들이다. 필자는 기술 분야에 20여년 종사하고 있지만 산업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EU를 제외 한다면 산업의 모든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랜 된 이야기를 하나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조선선박엔진 회사에 근무할 때 이다. 공장장님께서 처음 8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일본과 기술제휴라는 명목으로 엔진을 자체 생산할 때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때는 엔진 부품을 가공할 기술도 없었기 때문에 부품 전부를 일본에서 가지고 들어와 우리나라에서는 조립만 했다고 한다.(디젤엔진을 전체 조립하면 아파트 2층 정도의 높이가 된다.) 당시 일본 기술자들이 꼼꼼히 설명해 줬겠는가? 대략 설명해 주고 조립해 놓으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와서 엉터리로 조립 했으니 다시 분해하라고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본 저자가 설계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이런 일화를 들은 것은 부지기수로 많고,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도 기술을 전수받은 선배님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우리는 80년대 중·화학분야를 육성하면서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았다. 그리고 2018년 통계로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2018년 기술수준평가 결과’ (과학기술정토통신부) 공개 문서를 보면 ‘최고기술 보유국(미국)과의 기술격차는 EU 0.7년, 일본 1.9년, 한국과 중국은 3.8년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특허 영향력과 특허 청구항수는 미국, EU, 다음으로 3위로 분석되고 있다. 40년 동안 부단히 노력한 결과이다.

‘2018년 기술수준평가 결과‘ 공개 문서 중 11대 분야별 기술수준 및 기술격차에서 우주·항공·해양 분야가 최대기술 보유국(미국) 대비 기술수준(65.1%)이 가장 낮고 기술격차(8.4년)가 가장 큰다. 우주·항공·해양 분야를 눈여겨 본 것은 경남의 산업이 우주·항공·해양 분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해양 분야는 중공업의 총아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필자는 우주·항공·해양 분야에서 많은 기술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연구·개발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 기회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세계 1위가 된 것은 그만큼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해양 분야에 더 많은 연구 개발비가 투입되어야 함은 너무 당연하다. 우주·항공·해양 분야 다음으로 기술격차가 큰 부분이 국방 부분인데 우주·항공·해양 분야를 개발시키면 국방 분야도 자연스럽게 영향력 아래 들어갈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발전과 경남의 발전을 위해 우주·항공·해양 분야에 많은 연구·개발이 투자되길 바란다.

지역발전에 대한 관심으로 막연히 기술동향이란 것이 이런 거구나 할 수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기술 분야를 배움으로써 더 피부에 와 닿을 것이라 생각된다. 평생교육이라는 말은 누구나 들어 봤을 말이다. 누구나 개인의 역량을 키우고 싶어 한다.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청년에게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청년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은퇴자도, 국민모두가 이러한 급격한 산업환경 변화 앞에서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개인의 역량을 개발시켜야 한다. 도민가까이 기술을 쉽게 가르쳐주는 한국폴리텍대학은 전국에 그 캠퍼스가 분포되어 있다. 심지어 정부에서 운영하는 무상교육이며, 진주에는 진주캠퍼스가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신의 무한한 역량을 키우기에 주저하지 말고 교육의 문을 두드려 보기 바란다. 그리고 특히 발전할 가치가 높은 우주·항공·해양 분야 역량을 강화시켜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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