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어업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척골 충돌 증후군이란?
건강칼럼-어업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척골 충돌 증후군이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05 16: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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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경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박진성/경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어업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척골 충돌 증후군이란?

척골충돌 증후군은 손목의 내측(새끼손가락 쪽)에 과도한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질 때 통증, 부종, 관절 운동 제한, 파악력 감소가 나타나는 퇴행성질환을 말한다. 우리지역에서는 주로 그물을 당기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고, 손목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수산 어업종사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손목 관절의 해부학적 구조는 엄지손가락 쪽의 요골과 새끼손가락 쪽의 척골, 작은 8개의 손목뼈(수근골)가 있으며, 척골과 요골사이에 연골판과 비슷한 삼각 섬유연골 복합체(TFCC) 및 여러 개의 인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척골이 요골에 비해 길어진 것을 척골 양성변이(ulnar positive variance) 라고 하며, 이런 상태는 손목을 돌리거나 강하게 주먹을 쥘 때, 척골과 수근골의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척골과 수근골 사이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충돌은 척골두와 수근골의 연골의 퇴행성 변화, 삼각 섬유연골 복합체 퇴행성 파열을 유발하여 손목의 내측 통증과 악력의 저하, 관절 운동범위 감소, 부종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척골 양성 변이(척골이 요골에 비해 길어진 상태)는 대개 선천적이며, 심각한 기형이나 질병은 아니다. 다만 손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강한 힘을 주어 사용할 때 척골과 수근골의 충돌이 일어나게 되며, 척골 양성 변이가 없는 사람에 비해 증상이 생길 위험이 2배 정도 높아진다. 어떤 사람은 방사선 사진에서 척골 양성 변이가 없어도 주먹을 강하게 쥘 때만 척골양성 변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농업 및 어업근로자, 육체노동자, 주부, 미용사 같이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서 비교적 쉽게 나타난다. 또한 손목의 골절(원위 요골 골절)이나 원위요척관절의 불안정성과 연관되어 이차적으로 생기는 척골 충돌 증후군도 있다.

척골 충돌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손목 내측의 통증, 부종 및 수근 관절의 관절 운동 범위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열쇠를 돌리거나, 수건이나 행주를 짜는 것, 혹은 꽉 잠긴 병뚜껑을 열려고 손목을 돌리거나 비틀어 힘을 줄때 통증이 발생한다.

진단에 있어서, 방사선 사진에서 척골 양성변이가 뚜렷하게 있어도 증상이 없을 수가 있기 때문에, 영상의학적 검사만으로 척골 충돌 증후군의 진단을 내리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손목 통증과 신체검사에서 양성소견이 있으면서, 방사선 사진과 MRI 소견을 모두 종합하여 진단을 내리게 된다. 내측 손목의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원위 요‧척관절의 골관절염, 두상-삼각 관절염, 건초염들과 감별이 필요하며,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단순 방사선 검사에서 척골 양성변이의 정도, 월상골 및 삼각골과 같은 수근골에 연골하낭종이나 원위 요척관절의 관절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다. MRI는 척골 충돌 증후군에서 동반되어 있는 삼각 섬유연골 복합체의 파열과 수근골 사이의 인대의 퇴행성 파열, 연골하부종이나 낭종의 동반 여부를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손과 손목의 과도한 사용을 줄이고 손의 휴식이 필요하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손목 관절 부목 고정 등도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정도 꾸준히 했는데도 증상이 호전 되지 않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척골 충돌 증후군에 대한 수술적 치료법에는 원위 척골 부분절제술과 척골 단축술이 원위 척골 부분 절제술은 절개 또는 관절경을 이용하여 척골 경상돌기는 보존하면서 척골두 첨부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척골 단축술은 척골 원위 부위에서 절골술을 시행하여, 길어진 척골이 요골과 높이가 맞도록 해서 척골과 수근골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에는 일정기간 부목을 착용하고 골 유합이 이루어질 때 까지 과도한 운동이나 작업은 조심해야 한다.

손을 너무 혹사시키지 않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며, 주부들은 손빨래나, 청소와 같은 가사 일을 너무 과하게 하지 않도록 하고, 장시간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까거나,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손목을 사용하는 일을 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그러한 일을 피할 수 없다면, 작업 중에 적절한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손목의 스트레칭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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