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국가도 사회적 동물이다
시론-국가도 사회적 동물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08 09:3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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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시조시인·경제학박사·(사)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김달호/시조시인·경제학박사·(사)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국가도 사회적 동물이다


약 25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Social Animal)’이라 정의했다. 개인으로 태어나지만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서로의 관계를 맺고 살게 된다는 말이다. 기업도 모든 광고, 구매 그리고 판매 등의 사회적 활동을 하는 법인(法人, Corporate Body)으로 법으로 인격을 부여받은 경제활동의 주체다. 북한은 60년대 자력갱생(自力更生)이란 이름으로 사회적 동물이기를 포기한 셈이다. 자력으로 생존을 추구한다는 말인데, 자력갱생은 커녕 매년 국제기구에 식량을 구걸하는 거지꼴이다. 국격이 최하로 추락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같은 시기 60년대에 국가도 사회적 동물이라는 의미를 살려 수출 입국의 나래를 폈다. 그 결과 우리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수출은 올해 부진해도 세계 6대 강국이 될 전망이다. 우리는 도움받던 나라였다. 이제는 반대로 가난한 나라를 돕고 있다. 필자도 정부의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정부개발원조) 프로그램에 따라 해외에 파견되어 우리의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발전과 수출에 대한 자문을 3년간 했다. 중소기업의 수출을 도왔다. 니카라과에서는 카리브해 해의 지방정부 동남부 주도에서 일했고, 코스타리카에서는 경제산업부 중소기업국에서 일했다.

가장 기억나는 일은 발효 커피를 수출하는 데, 약 100만 달러 수출계약을 하는 데 지원을 했다. 단기간 근무라 계약 후 자금 부족으로 생산에 애를 먹는 것을 보았다. 수출금융지원을 제안했는데, 문제는 정부가 지원할 자체 금융 여력이 없는 것이 문제라 끝까지 지켜보지 못해 안타까웠다. 우리나라는 대문을 활짝 열고 세계와 관계를 맺어나가는 첫발이 수출이었다. 수출하려면 가장 먼저 그 나라와 외교적 관계가 좋아야 한다. 비자면제협정 등을 통하여 출입국이 편해져야 서로 쉽게 만날 수 있고 나라끼리 친해야 국민 사이에도 경제적 유대관계를 쉽게 맺어 나갈 수 있다.

11월 수출이 전 년 동기대비 14.3% 감소했다. 이는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라고 산업자원부는 밝혔다. 다행히 아직은 우리 수출이 세계 6위~7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세계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수출의 내림세는 타국과의 관계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더구나 2자리 숫자 감소가 6개월째 이어가는 것은 위험신호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 동반자다. 둘 다 놓칠 수 없다.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미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둘 다 최대 시장이지만 중국은 시장만 있고 시스템이 없다. 세계는 모두 달러 시스템에 묶여 있고 이를 떠나서는 살기 어려운 자력갱생의 길로 가는 수밖에는 없다. 정치와 경제를 완전히 분리할 수 없다 해도 최대한 정치는 경제와 멀리해야 한다.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다. 경제올림픽이 있다면 선수는 기업이다. 정부는 지원기관이며 후원자로 사업환경을 기업 친화적으로 만드는 주체다. 국가는 이런 선수들이 뛰노는 운동장이다. 수많은 경기의 감독은 기업의 대표이며 심판은 소비자다. 제한 시간이 없는 무한의 게임이요, 밤낮없이 이어지는 일이다. 기업은 이 시대의 영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위 1~2% 학생이 의대 아니면 법대로 가는 데, 미국에서는 기업을 창업(startup, 스타트업)을 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창업은 가계나 가맹점을 말하는 창업이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나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에 유익한 상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런 기업이 산업을 발전시키고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

요즈음 회자 되는 4차산업혁명도 이를 이끌 선수는 기업인이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그룹의 운명을 걸고 도전한 결과다. 기업가라는 영어단어 에는 모험가라는 의미도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성공한 사업가는 평균 2.7회의 실패를 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KFC 창업자는 자신의 사업을 천 번 이상의 투자유치 노력 끝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필터 없는 다이슨 청소기는 5126번을 실패하고 5127번째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러한 도전 정신, 모험정신 그리고 나아가서는 개척정신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기업가들이 많이 나오게 하는 국가로 기업은 모이기 마련이다. 국격을 높여야 모인다. 기업은 언제나 국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가 할 일은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고 나라의 품격을 유지하면서 서로 친구가 되어야 기업이 활발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 국가도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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