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방위비분담금 줄이는 법
도민칼럼-방위비분담금 줄이는 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10 16:57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방위비분담금 줄이는 법

작년 스페인을 여행할 때 마드리드의 한 식당에서 만난 주인장은 우리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한국, 사우스코리아, 남한에서 왔다고 하자 엄지를 치켜세우며 너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될 것이다. 곧 통일할 거니까, 라며 북한이 미국을 이겼다고 추켜세웠다. 누가 누구를 이기고 지는 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설 것이라는 이야기는 분명 기분 좋은 말이었다. 우리는 잔을 높이 들고 그날 건배를 외쳤다.

그리고 일 년이 조금 더 지났다. 상황은 암울하다. 그래서 묻는다. 우리에게 주적은 누구인가? 대한민국의 주적은 어느 나라인가? 적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해치거나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이들이다. 그 적은 절대적이기보다 세계정세가 변하듯 함께 변한다. 적도 때로 동지가 되고 동지도 적이 되는 세상이다.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다.

아시아 대륙의 끝에 있는 우리나라 한반도는 아메리카 대륙의 미국에서 볼 때 공산국가가 포진한 북아시아를 견제할 전략적 요충 지대였다. 이념이 팽배하던 시대, 미국이 우리를 거점으로 삼고 지원하는 것은 당연했다. 우리와 일본을 아군으로 두어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보다는 대륙으로 직접 통하는 대한민국이 미국에는 중요한 거점지대였다. 중국과 러시아도 자기들 코앞까지 들이대는 미국을 막기 위하여 북한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그래서 지금의 분단국가를 낳았다는 것은 모두 아는 일이다. 그 탓에 우리는 이상한 섬나라가 되고 말았다.

지금은 냉전 시대가 아니다. 이념은 소련의 공산주의가 몰락하면서 케케묵은 이야기가 되었다.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기는 하지만 공산국가라기보다는 사회주의국가이면서 자본주의가 꽤 자리 잡은, 이념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국가가 된 지 오래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지난 10월 크레딧 스위스에서 발간한 <글로벌 웰스 보고서 2019>의 발표를 보면 세계 재산 상위 10%에 속하는 부자 가운데 중국인이 1억 명이나 집계돼 미국 9900만 명을 사상 처음으로 제쳤다고 한다. 중국 부자들이 돈 쓰는 걸 보면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가 종종 톱뉴스로 나온다. 우리가 아는 공산국가 혹은 사회주의 국가가 맞는지 갸우뚱하다. 지금 세계는 경제전쟁을 하고 있다. 핵을 만든 이후 이제 전쟁을 하면 전 인류가 몰살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고 경제 전쟁은 경제의 토대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지상전이 없는 지구가 모처럼 오래도록 가고 있다. 돈 때문에 죽어 나가는 개인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미군이 한반도에 있는 것은 우리나라만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북한을 주적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경찰 역할을 버린 미국 대통령은 왜 미국인들이 세금을 내서 한국을 지켜주어야 하느냐고 말한다. 그래서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 지금 환산하면 우리 돈으로 5조9600억원, 즉 6조원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돈을 요구하고 있다.

나는 다시 묻는다. 우리의 주적은 누구인가? 그 주적 때문에 6조원을 내야 한다면 누군가는 설마 미국이 우리에게 그 많은 돈을 가져가겠어? 라고 안이하게 말하지만 국가 대 국가로 협상하는 자리에서 박차고 나갈 정도로 무례를 보이는데, 우리와 일본의 입지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일본 출신의 인물 해리스를 한국에 대사로 보내 국민이 뽑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오라 가라 하며 돈을 내놓아야 한다고 종주먹을 들이대는데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세상에 그 적과 차라리 친해버리면 돈 쓸 일은 없지 않겠는가? 누구는 독재국가의 수장이고 공산주의자랑 어찌 말을 섞느냐고 태극기를 들고 난리를 치지만 돈 때문에 죽고 사는 요즘 세상에 피 같은 돈을 뺏기느니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교류하는 것은 어떨지? 전쟁이라도 해서 북한을 쳐부수어야 한다고 그들을 늘 주적으로 두어야 한다고 외치는 당은 누굴 죽이고 싶어 그러는 것인가? 전쟁이 나면 북한만 죽는가? 경계는 하되 전략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는데 센 미국 눈치 보랴, 일부여도 광화문에서 난리 치는 일당들 소리 들으랴, 자기들 선거를 위하여 북한과 소통하지 말라는 제1야당의 소리 들으랴, 어떨 때는 1당 독재체제인 북한이 부럽기까지 하니 나도 요즘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 이런 문제는 국민이 대통령의 배경이 되어 한목소리를 내주어야 풀릴 수 있다. 우리 적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