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나눔의 미학(美學)
진주성-나눔의 미학(美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2.15 17: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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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나눔의 미학(美學)

며칠 전 언론보도에 참으로 우울한 소식이 실렸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2020 나눔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이 도민들의 참여 저조로 수은주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사랑의 온도탑에 9일까지 11억5400여만원이 모금되어 12.5도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16억7800여만원 보다 5억2400여만원(18.1%)이 감소한 금액으로 도민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목표달성에 실패했던 경남은 사랑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모금을 독려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냉랭하다고 한다. 사랑을 나누는 기부는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이처럼 좋은 일이지만 누구나 선뜻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기부이기도 하다.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은 국가가 나서서 해야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을 돕기 위한 성금모금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눠 줄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돈이 있고 없고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또한 대부분이 돈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물질적 나눔만이 행복을 느끼는 척도는 아니다. 재능기부처럼 물질적 돈의 가치를 떠난 나눔도 얼마든지 있다. 자신만이 가진 자질과 능력을 이웃을 위해 나누면 그 자체로 아름다운 나눔과 보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모든 것이 돈으로 통하는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돈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다 보니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인간성도 메말라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도가 나눔을 적극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가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웃에게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나의 작은 관심과 나눔이, 어렵고 소외된 이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가 된다는 것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한다. 그리고 겨울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즘 주위를 한번 돌아보고, 따뜻한 눈길과 작은 나눔이라도 실천해 보는 것은 필요하다. 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는 ‘나눔의 미학(美學)’을 실천하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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