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블랙아이스, 예방만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기고-블랙아이스, 예방만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01 14:4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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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승태/도로교통공단울산경남지부 교수
표승태/도로교통공단울산경남지부 교수-블랙아이스, 예방만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경북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40명에 가까운 인원이 부상을 당한 사고가 났다. 이와 같은 참사에 가까운 대형교통사고에는 거대한 원인이 존재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의 다른 대형교통사고도 그러했지만 이번에도 충분히 대응하고 막을 수 있었던 작은 문제였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안타까움과 더불어 인적 요인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싶다. 이번 교통사고의 원인은 바로 ‘블랙아이스’였다.

블랙아이스는 노면에 눈 또는 비가 내릴 경우, 그리고 주변에 저수지, 강 등에서 상시적으로 수분 공급이 이루어지는 곳이거나 터널의 진·출입구간처럼 온도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습기 등으로 노면에 얇은 수막이 형성되고 갑자기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 아이스링크처럼 노면 전체가 살얼음으로 덮이는 현상으로, 살얼음 아래로 도로가 그대로 보이면서 얼음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해 붙여진 명칭이다.

이러한 블랙아이스에 대한 위험은 겨울철이 되면 항상 안내하고, 지적하고, 사례까지 보여주면서 운전자와 도로관리 주체에게 경각심을 심어주지만 ‘소귀에 경 읽기’인 듯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겨울철 특유의 블랙아이스 교통사고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먼저, 도로관리의 주체가 알아야 할 것을 알아보자. 경남지방경찰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경상남도의 블랙아이스 우려구간은 58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각 도로의 관리 주체들(지자체, 한국도로공사, 지방국토관리청, 민자도로 회사 등)은 내부적으로 빅데이터 형식으로 축척되어 있는 블랙아이스 예상 구간을 찾아내서 위험을 미리 준비하고 알려주는 체계가 필요하다.

상습적 발생지역은 도로에 열선을 설치하고, 염화칼슘 살포 기준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CCTV등으로 모니터링을 계속하면서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종합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운전자들이 스스로 꼭 갖춰야 하는 예방적 조건도 매우 중요하다.
도로관리주체는 체계적 관리를 하더라도 갑자기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대처가 다소 늦을 수 있다. 이러한 맹점은 운전자가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첫째, 도로 노면에 조금이라고 반짝임이 느껴지면 비상등을 작동하고 서행에 가까울 정도로 속도를 미리 줄여야 한다.

둘째, 빙판길은 제동거리가 평소 노면 상태의 10배 이상이다. 따라서 앞차와의 추돌사고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평소 안전거리의 최소 2배 이상을 유지하여야 한다.

셋째, 경남 지역 운전자들은 따듯한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눈과 빙판에 대한 차량 장비 준비능력이나 활용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스노우타이어의 활용도도 크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야간 운전이 많고, 도로에서의 운전 시간이 많은 운전자들은 겨울용 타이어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사고를 막아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넷째, 앞서 설명했듯이 블랙아이스의 형성은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지열이 없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고가도로나 다리 위, 온도차이 발생으로 인해 결빙이 발생하는 터널의 입·출구 부근, 그리고 햇빛의 영향을 거의 받지 못하는 응달진 산악 절개 도로 부근에서는 철저한 서행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빙판길에 미끄러졌을 경우에는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운전대를 잡고 최대한 직진성을 유지하도록 하고 엔진브레이크의 활용을 통해서 스핀현상을 방지하여 차량의 전도, 전복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이지 않고 보기 힘들어 발생하게 되는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이제부터라도 사고를 예방하고 발생하는 사고의 규모를 줄일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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