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다단계 판매의 유감(3)
도민칼럼-다단계 판매의 유감(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01 14:5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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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다단계 판매의 유감(3)

J 교장이 주축이 되어 창설한 문학회에 회원이 되면서 그와 친해졌다. 순천에서 태어나 명문 중 고등학교를 나오고, 명문대 국어 국문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고, 몇 년 전 모 중학교에서 교장으로 퇴직한 사람이다.

몇 달 전에 순천에서 진주에까지 나를 찾아와 좋은 아이템이 있는데 나와 같이해 보자고 제의를 했다. 무슨 아이템인지 물었더니 전화기 사업이란다. 나는 바로 직감을 했지만 의아했다. J 교장의 현 위치나 사람 됨됨이를 내 나름 판단했을 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존경했고 자기처럼 교장으로 퇴직한 선배가 제의해 왔다고 했다. 몇 달 전부터 교육장에 가서 교육을 받아보니 다단계도 아니고 비전이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했기에 나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나는, J 교장이 참여하고 있는 전화기 사업은 이미, 진주에서 몇 년 전부터 친한 친구가 그리고 아는 사람들이 참여하다가 지금은 소강상태에 있는 명백한 피라미드 다단계이니 하루라도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고 입에서 게거품이 나오도록 부당함을 주장했다. 한 나절을 설전을 벌인 끝에 내 얘기를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돌아간 J 교장이 몇 달 동안 소식이 전혀 없었기에 전화기 사업을 포기 한 줄로 알고 있었다.

J 교장이 며칠 전에 카톡 문자를 보내왔다. 내 얘기를 들어 본 내용과 순천에서 자기가 알아보고 들어본 것하고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J교장은 이미 전화기 다단계에 깊이 빠져 버린 것 같았다. 지난봄엔가 나를 찾아와 전화기 사업을 같이해 보자고 제의를 할 때, 한마디로 거절을 하면서 다단계사업은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라고 설득시켜 돌려보냈는데 다단계회사의 강사가 강의하는 동영상도 함께 보내왔다.

“강 선배님! 지난번 염려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그 이후로 제 나름대로 사업의 문제점을 파악해 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내용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끼며 혼란이 오고 있습니다. 순천에 어느 분의 사업 설명회 영상을 하나 보내드립니다. 기존 다단계와 IF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있는 것인데 한번 들어보시고 의견 주셨으면 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중략

그가 피라미드 다단계에서 빠져나온 줄 알았다가 아직도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다니 심히 안타깝기만 했다. 평생을 교육계에서 후진 양성을 하였으며 명예로운 정년을 맞고 뭍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은퇴를 했던 사람이 아니던가. 공력을 들여쌓았던 영광의 탑을 무너뜨리려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말하자면 주변에 뜻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증오하고 있는 피라미드식 다단계사업이다. 평생을 교육계에서 몸담다, 교장으로 퇴직을 했으니 보통사람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이지 않은가.

나는 J교장이 다단계사업을 고집하는 것은 천부당 만 부당하다고 생각되니 안타까울 뿐이다. 왜 하필이면 주변 사람들이 증오하는 사업에 뜻을 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약에 끼니 잇기가 옹색해 가족이 굶어 죽게 된다고 해도, 곧은 선비정신이 깃든 그로서는 거절해야 마땅했다. 그는 평생을 교직에만 몸담았으며 문인이었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스마트 폰 업계와 경쟁력을 판단한다면 세 살 먹은 어린애도 다 알고 있는 현실이다. J교장이 맘에 둔 If뿐이 아니라 다른 다단계업체도 모두 자기네들은 다단계라고 말하지 않는다. 무슨 워크 넷 판매며, 방문판매 등, 유망업체라며 변명을 하지만 누구한테 물어봐도 명백한 다단계다.

J 교장은 우리나라 최고학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전공 분야에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이 걸맞은 분야에 내력을 쏟아야 할 일이다.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각종 시민학교, 지역대학에 평생교육원, 아니면 문화문학 교실, 그리고 기관 특강이랄지 얼마든지 격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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