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진주혁신도시 이대로는 안된다 (1)제2의 도약이 필요하다
신년특집/진주혁신도시 이대로는 안된다 (1)제2의 도약이 필요하다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1.01 18:25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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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걸음’ 진주혁신도시 내실화 속도 내야

50% 넘는 높은 상가 공실률·나홀로 진주 온 직원들

지역 농식품 공기업 이용 부진·지역인재채용 미흡
정부·진주시·공기업 지역융화사업에 시민 무관심


지난 2007년 첫 삽을 뜬 진주혁신도시가 벌써 11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외형적 성장에 비해 정주여건 열악, 원도심과의 공감대 부족 등 내실이 약해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혁신도시는 노무현 정부가 처음 추진한 지방균형발전사업으로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낙후된 지방경제를 지역 특화발전을 통해 활성화시킨다는 목적으로 조성되는 미래형 도시이다.

이에 따라 경남 진주에도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산·학·연·관이 서로 협력하여 지역의 성장거점이 되기 위해 충무공동 일원 411만9000㎡ 부지에 11개의 공공기관이 입주하게 됐다.

하지만 입주가 완료된 지 2년이 넘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에 본보는 신년특집으로 진주혁신도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한다. <편집자주>

◆어딜 가나 ‘매매·임대’…높은 상가 공실률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주 혁신도시의 공실률은 50% 이상이라고 추정된다. 혁신도시 어딜 가나 쉽게 ‘매매·임대’의 플래카드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한국감정원이 지방혁신도시의 1인당 상가면적을 분석한 결과 진주혁신도시는 18.1㎡로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광주전남혁신도시(28.1㎡) 다음으로 가장 높고 전국 평균(8.33㎡)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는 진주혁신도시의 11개의 공기업이 이전을 빠르게 완료했지만 이에 맞는 교육, 문화복지, 사회기반시설은 부족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또한 혁신도시의 공기업 내 식당과 커피숍 등이 있어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소비가 가능한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됐다.

◆나 홀로 진주에…기러기 직원들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5시 진주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내 주차장에는 고속버스들이 즐비하다. 같은 시간 중소기업진흥공단 주차장에도 고속버스가 눈에 보였다. 공기업 직원들을 태우고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으로 가는 퇴근버스이다.

진주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이 완전히 이전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나홀로 진주에 내려온 일명 기러기 직원들이 많다. 휴일이나 주말이 되면 사람이 없어 혁신도시가 유령도시로 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혁신도시 내 공기업 직원들이 가족 동반 이주를 꺼리는 요인으로 교육 인프라 부족, 의료, 문화생활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것을 꼽는다.

또한 혁신도시에서 진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려면 시내버스를 타야 하고, 그 버스도 많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다. 택시 승강장도 거의 없어 공기업 직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 이용에 소극적인 공기업들

지난해 11월 26일 중앙관세분석소가 진주시와 진주중부농협과 먹거리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서 혁신도시 공공기관에 지역 농산물이 공급되는 첫발을 내디뎠지만 그 속도와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혁신도시 내 공기업들은 이 문제에 대해 ‘위탁업체 소관이라 간섭하기 힘들다’, ‘단가문제와 안정성 등의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올해 농산물직거래법의 개정안으로 지역농산물 이용실적이 ‘공공기관 평가지표’ 영향을 주게 됐다고 밝혀 향후 공기업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역인재 신규채용 전국 평균에 못 미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기업들의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실적이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20.2%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작년 지역인재 채용 실적에 따르면 진주 혁신도시에 소재한 LH 등 10개 기관의 신규채용 인원은 816명이다. 이 중 지역인재는 164.5명으로 20.2%의 채용률로 전국 11개 혁신도시 중 8위에 머물렀다.

특히 LH는 신규채용 인원 352명 중 65명만 채용, 채용률이 18.5%로 가장 낮았다.

◆참여율 낮은 지역융화사업…원주민들 무관심 여전

경남도가 혁신도시의 정주여건 개선과 원도심과의 조화를 위해 올해 시즌2를 시작하고 지난 5월 주민대표·전문가·지자체·중앙정부가 합심하여 ‘함께하는 지역사회 네트워크(함지네)’를 구축했다. 하지만 관련 기관을 제외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부족하고 아직 지역 내 불균형과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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