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진주혁신도시 이대로는 안된다 (2)텅텅 빈 상가 공실률 ‘심각’
신년특집/진주혁신도시 이대로는 안된다 (2)텅텅 빈 상가 공실률 ‘심각’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1.05 17:22
  • 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썰렁한 혁신도시…거리 곳곳 ‘임대’ 현수막

1인당 상가면적 전국 2번째…평균보다 2배 이상

투기로 인한 높은 임대료 자영업자 진입 어려워
배달 앱과 온라인 마켓 활성화로 경쟁력 떨어져
올해 아파트 3000세대·7500여명 입주 예정 기대

진주 혁신도시에 상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매매·임대’ 플래카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주 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은 50%이상이라고 추정한다.
진주 혁신도시에 상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매매·임대’ 플래카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주 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은 50%이상이라고 추정한다.

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로 들어서면 화려한 고층 빌딩과 함께 ‘매매·임대’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밤 11시가 넘어가면 상가의 불빛이 거의 다 꺼지고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까지 도시는 암흑에 가깝다. 오전 2~3시까지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혁신도시 인근 진주 하대동 상권과 너무 대조적이다.

진주혁신도시는 굴지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해 11개의 공기업이 지난 2016년 6월 이주를 완료했지만 현재까지 상가의 공실률이 높아 지역균형발전 취지가 무색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주 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은 50%이상이라고 추정한다. 혁신 도시 어딜 가나 빈 상가가 눈에 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혁신도시 중심상권에서도 1, 2층을 제외하면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진주 혁신도시의 높은 공실률로 인해 도시 활력이 떨어지고, 이것이 도시의 매력을 떨어뜨려 다시 상권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진주 혁신도시 왜 아직까지 이렇게 높은 상가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예상보다 더딘 인구 유입과 상가 과잉

진주 혁신도시는 진주시 충무공동 일원 411만9000㎡ 부지에 3만 7767명을 수용하는 규모로 조성됐다. 영천강을 경계로 동쪽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서쪽은 경남개발공사가 나눠 공사를 맡았다.

혁신도시는 첫 삽을 뜬 지 11년이 지난 2018년 말 처음 인구 2만 명이 넘어서는 등 예상보다 인구유입이 적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반해 상가는 과잉공급 돼 공실률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국감정원이 지방혁신도시의 1인당 상가면적을 분석한 결과 진주 혁신도시는 18.1㎡로 전국의 혁신도시 중에서 광주전남혁신도시 다음으로 가장 높았고 전국 평균(8.33㎡)보다도 2배 이상 높았다.

게다가 ‘나홀로’ 이주한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주말에 상경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등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혁신도시 내 교육, 의료, 쇼핑시설, 요식업 등이 들어서지 않고 대중교통 불편 등의 정주여건이 활성화 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높은 임대료


현재 진주혁신도시는 부동산경기 부진 등으로 일정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아도 상가를 매입 또는 임차하겠다는 수요를 찾아보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있다.

또 일부 상가 투자자들은 향후 높은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단 사고 보자’ 식의 상가매입 투자로 매월 상가대출원리금 상환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혁신도시 내 부동산업자는 “혁신도시 내 건물을 구매한 사람도 현금으로 산 것이 아니라 대출로 산 것이 대부분이다”며 “낮은 가격으로 산 것이 아니라 임대료를 싸게 해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있는 노래방, 학원, 술집 등이 상가에 들어와서 그나마 공실률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소상공인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입주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경기 위축과 온라인 문화의 영향

상가 공실률이 계속 높아지는 것은 건물은 계속 지어지고 있지만 내수 및 지방경기 위축으로 자영업이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또한 배달앱과 온라인 마켓이 활성화되며 오프라인 상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몇 해 전부터 지방 상권이 심각하게 침체되고 있다”며 “거주 여건이나 교통 인프라 개선 등을 위한 정책이 수도권에만 집중돼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000세대 입주 예정…상가 공실률 개선될까

한편 혁신도시의 특성 상 상가가 먼저 들어서고 주택 입주가 나중에 되는 것을 고려할 때 올해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면 상가 공실률이 나아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있다.

진주혁신도시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올해 혁신도시 내 중흥 S클래스, 부영 임대아파트 등 총 3000세대 아파트가 완공되면 인구와 소비가 증가해 상가 공실률이 줄어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진주혁신도시 클러스트 용지에도 아직 입주하지 않은 기업들이 많이 남았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되면 진주혁신도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황원식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