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무엇을 팔 것인가?
진주성-무엇을 팔 것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06 16: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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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무엇을 팔 것인가?

손님이 커피 로스팅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냐고 물어보신다.

커피 로스팅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마셔보고 맛의 깨달음을 가져야만 커피를 맛있게 볶을 수 있고 원하는 맛을 추출할 수 있다고 했다.

다양하게 맛본다는 것은 커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음식이나 수천 종류의 술과 처음 접하는 수많은 향신료 향의 경험을 긴 시간을 거쳐 혀가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하고 처음 방문하거나 낮선 곳에서 마신 한 잔의 커피나 음식을 먹고는 자신도 모르게 ‘맛있다!’라는 감동의 말이 흘러 나와야 한다. 그 감동의 맛들은 때론 기존 경험의 맛을 능가하는 맛일 수 도 있고 경험을 통한 새로운 맛의 조합을 통한 느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카페 창업해서 폐업하는 이들을 보면 대부분 속성으로 배워서 에스프레소를 ‘사약’으로 취급하거나 아예 마셔본 적도 없는 경우가 있다.

벤치마킹(bench-marking)이라고는 비슷한 유형의 카페 서너 곳을 둘러보고 조금 다른 실내 인터리어만으로 대박 성공을 꿈꾼다.

개업을 하고나면 사장은 휴일이라고는 없다.

하루 종일 손님을 받고 나면 정신력은 지치게 되고 쉬는 시간 의자에 앉아 있어도 몸은 피곤하고 하루라도 쉬는 날에는 밀린 일이나 집 밖을 나서기도 귀찮다.

대박을 꿈꾸며 돼지국밥이나 국수집을 오픈하기 위해 좋은 재료를 준비하고 정성을 다했다 하지만 정작 국밥집, 국수집, 커피집 사장만 맛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손님만 맛 집을 찾아가고 맛있는 맛과 없는 맛을 알아낸다.

고로, 식당이나 커피숍을 창업하려면 개업하기 전에 많은 곳을 다니고 긴 시간동안 먹어보고 마셔보고 맛의 깨달음과 가진 뒤 개업하는 이로서 맛의 자부심과 ‘무엇을 팔 것인가!’를 정하고 준비되어야 한다.

하루면 읽을 한 권의 책에 담긴 창업 서적이나 단기과정 수업만으로는 절대 맛을 이해 할 수 없고 인터넷이 떠도는 맛 집 조리법으로는 절대로 대박 날 수 없다.

혀가 맛을 이해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식당이던 커피숍이던 창업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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