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폭주하는 디지털 시대에 나만의 조절 능력을 가져야 한다
아침을 열며-폭주하는 디지털 시대에 나만의 조절 능력을 가져야 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06 16:19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디지털 라이프 트렌드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디지털 라이프를 얼마나 즐기면서 사는가? 신문이나 TV를 통해서만 정보를 전달받는 삶을 살고 있나? 종이 책만을 고집하면서 살고 있나? 아니면 너무 빠져 살아서 스마트폰에서는 연신 알림음이 울리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거나 인터넷이 없는 세상, 인터넷이 안되는 지역에 잠시만 가 있어도 불안감을 느끼지는 않는가?

인터넷이 전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면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확산은 우리 생활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여유 시간에 쉽게 볼 수 있는 영상물이 유튜브에 대부분 있다고들 한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카카오톡으로 친구와의 일상 대화를 나누었다면 유튜브 접속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정보를 얻는 쉬운 정보 채널이 되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 웹툰, 카드뉴스와 같은 형태의 스낵 컬처를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고, 주변 지인들 중에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1인 미디어 제작에 나서기도 한다.

이제는 폭발적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1인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는 증가했고 그들이 미디어 환경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예전에는 네이버나 구글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했다면 이제는 유튜브에서 찾는다고 할 정도이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 세계 1위, 방문자 수 세계 2위 플랫폼이니 얼마나 많은 영상물이 탑재되고 구독자 수로 자신의 인기를 자랑한다.

지난 해 내 기억 속에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영상물이 플라스틱 사용과 관련된 영상들이었다. 플라스틱은 바다로 떠밀려가 태평양에 거대 플라스틱 섬이 만들어지고 바다생물은 이를 섭취해서 장애를 가지게 되거나 죽기도 한다. 잘게 쪼개어져 만들어진 미세플라스틱은 바다 생물의 몸속에 축적되어 사람의 몸에 쌓이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많은 영상물들이 제작되었고,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통해 쉽게 접해 볼 수 있었다. 영상물은 주변을 둘러보게 만들었다.

내 주변만 해도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제품들이 적어도 80% 이상이다. 플라스틱이 일반 대중 생활에 들어온 것은 1930년대쯤으로 추정된다는데, 내가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만 모아보아도 엄청난 양이었다. 우리가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편안하게 사용해 온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양은 적고 이제는 환경 위험 물질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보자는 국민 공감대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기업도 동참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로, 파리바게트의 비닐 백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기 운동을 벌이고 있고, 롯데칠성음료의 페트병 라벨 부착 방법을 바꾸어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변경, CJ오쇼핑의 종이 재질의 완충재, 종이테이프의 택배 포장 등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기상이변,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은 환경 친화적 제품에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쓰레기 줄이기는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운동으로, 유해 성분에 민감한 체크슈머(Check-sumer)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라이프는 우리 삶의 행태를 바꾸고 있다. 생필품을 팔던 편의점은 식당, 카페, 약국, 은행, 세탁소, 서점, 택배 등 만능 공간으로 역할을 넓혀 변화하고 있고, 대기업 사옥은 유명 맛집과 대형서점, 커피전문점, 미술관으로 꾸며져 소비자가 한 번의 방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인기 장소로 바뀌고 있다.

칼 뉴포트의 <디지털 미니멀리즘> 도서에는 폭주하는 디지털 과잉 시대에 중독된 삶을 살거나 기술에 압도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통제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권한다. 무언가 찾아보려고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아무 생각 없이 링크를 따라다니는 나를 발견한 경험이 있다면 이미 신기술 사업 모델에 걸려든 것이다. 스마트폰이 도구를 넘어 삶의 족쇄가 되면 안 된다. 삶의 주도권을 디지털 기술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 흐름에 맞추어 올곧은 줏대 철학을 가지고 디지털라이프를 적절하게 즐기면서 살아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