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함흥차사(咸興差使)
진주성-함흥차사(咸興差使)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09 16:3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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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함흥차사(咸興差使)

함흥 별궁 태상왕의 거처지로서 사랑하는 강후(姜候)를 여의고 연달아 일어난 왕자들의 참변(왕자의 난)에 상심이 극했던 노경의 태조에겐 가슴 아프고 한양의 호화로운 궁전보다 아늑하고 조용한 창문을 열면 맑고 푸른 하늘 시냇물 소리 산새들의 노랫소리 태조는 마음편한 여생을 지내리라 마음먹었던 것이다. 정원을 거닐며 산책도 하고 바둑과 장기도 두고 태조는 시위(侍衛) 몇 사람 데리고 누각에 올라가서 거닐다 바라보니 고려때 정승을 지낸 친구 성여완의 아들 성석린(1338-1423)이었다. 친구의 아들이라 지금은 태종밑에 재상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다.

누구나 한번 가기만 하면 죽고 못 오는 이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태조와 자기 부친 성여완과의 사이가 남달랐음을 생각하고 죽음의 길을 자원하고 나서서 함흥 땅에 당도하자 평민의 복색으로 변장 과객으로 하여 태조가 누각에 오름을 보고 태조의 부름을 받아 태조의 서릿발이 휘도는 서슬에 겁에 질린 석린은 얼떨결에 꾸며댄다는 말이 “전하 아니올시다 소신은 전하께 사사로이 뵈옵고자 왔을 뿐 신이 만일 임금의 심부름으로 내려와 전하를 기만하는 것이라면 맹세코 신의 자손들이 눈이 멀게 될 것이옵니다”
이 말을 듣고 태조는 내 옛정리와 네 맹서를 믿고 용서하는 바이다.

어느날 판중추로 있는 박순(?~1402)이가 자청하고 태조와 옛정이 두터운 사이 문안하러 왔다고 아뢰었다. 태조는 술과 안주를 내어 함께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장기를 두기 시작. 이 때 망아지 울음소리가 들리자 순식간에 안색이 변하여 박순에게 너도 이놈 사사로이 온게 아니로구나. 인교의 심부름으로 계교를 쓰는게 아니냐 네가 나를 달래다간 죽기가 쉬우니 말의 입을 비는 것이지 그때 천장에서 쥐 한 마리가 떨어져 “전하 말과 쥐는 미물로 하물며 감동치 않을 수 있아오리까” 태조는 천륜의 정이란 할 수 없군 며칠을 머물고 출발 흑룡강 나루에서 태조의 사자에게 칼아래 고혼이 되었다. 그 후 태종은 무학대사를 보내 태조를 모셔 오도록 하였다. 진정이 넘치는 노승의 말에 태조의 마음이 돌아섰다.

별궁 함흥을 떠나 여러 해 만에 한양에 당도했다. 태상왕의 환도식이 끝나고 태종은 곤룡포를 입고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나타났다. 태조는 천운은 어쩔 수 없군 하륜(河崙, 1347~1416)이 태종에게 잔은 시관이 드리도록 하라. 태상왕은 소매 속에 옥새를 태종에게 주었다. 태종은 받았다.

태조는 한양으로 환궁 그는 왕위에 7년 상왕으로 10년만인 춘추 74세에 승하 하였다. 하륜은 실로 태종에게 명참모요 많은 공로를 세워 이성계에겐 미움의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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