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담 너머
진주성-담 너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13 17: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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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담 너머

어릴 적 학교 운동장은 세상에서 가장 넓었다.

운동장의 플라타너스 나무는 하늘까지 자라 있었고 둘레는 서너명의 친구들이 팔을 둘러야 겨우 안을 수 있을 만큼 컸었다.

엄마 손잡고 시장엘 가면 세상 모든 물건들이 다 있었고 하루 종일 다녀도 귀하고 신비로운 세상이었다.

담장너머 울타리는 너무 높아 건너편을 볼 수 없을 만큼이나 높은 성으로 쌓여있는 듯했다.

다시 찾은 학교 운동장은 천천히 걸어도 몇 분이면 끝에서 끝까지 갈 수 있을 만치 작아져 있었고, 비행기를 타고도 수십 시간 날아가야만 도달할 수 있는 나라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하루 종일 걸어도 제대로 볼 수 없는 백화점과 쇼핑센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의 생각이 가장 대단한 생각을 할 때다.

즉, 시간과 경험이 쌓이면 지금의 나의 생각은 작고도 부족하다는 것을 나중에는 알게 되었다.

키가 커야만 담장너머를 볼 수 있다.

그 전에는 남장 너머 무엇을 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으며, 자동차나 비행기로 멀고도 먼 곳을 가보아야 지금의 땅이 좁은지를 알 수 있듯이 사람을 가르치고 깨달음을 통한 행복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키가 클 때까지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함을 알게 된다.

지금의 생각이 가장 클 때지만 반대로 생각이 가장 적을 때이기도 하다.

고개를 숙이기 전의 벼를 수확해서는 안 되고 빨갛게 익기 전에 사과를 따서는 맛이 없다.

사람들의 인연과 동료, 직원 자식이나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 가장 위대하고 대단할 때지만 담장너머 사물을 보기위한 성장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을 거치기 전에 많은 것을 담으려 한다면 반감과 혼란 실망이 존재하게 된다.

깨달음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낮은 키로 바깥세상을 보려면 성장의 시간이 필요하거나 기다림을 줄이고자 한다면 담벼락을 낮추는 욕심과 내려놓음이 있어야 한다.

빨리 가서는 가까이 있는 것을 자세히 볼 수 없고 많은 것을 눈에 담을 수 없다.

천천히 가야만 자세히 보이고 행복하게 가는 방법을 알게 되듯이 마음편한 결과를 바란다면 서두르지 않고 담장 너머까지 볼 수 있는 성장할 수 있는 기다림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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