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조사 200명 중 80명 ‘당했거나 목격’ 답변…폭행 피해도
2명의 교수가 수년간 직장내 부하직원에게 괴롭힘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창원경상대병원의 직장 내 괴롭힘 전수조사 결과 가해 교수와 함께 일했던 간호사 40% 이상이 폭행과 폭언, 욕설 등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 병원 노동조합은 소아청소년과 소속 A 교수와 산부인과 소속 B 교수에게 수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된 녹취 파일에는 이들 교수가 소속 간호사에게 “초등학생을 데려와도 너희보다 잘하겠다", "멍청한 것들만 모아놨다”, “내가 (괴롭혀서) 너 나가게 해줄게” 등 폭언과 욕설을 한 내용이 확인됐다.
제보 내용을 토대로 창원경상대병원은 고충심사위원회를 꾸려 진상 조사에 나섰다.
고충심사위는 이들 교수와 함께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간호사 200여명을 상대로 무기명 서면 조사를 했다.
조사는 ‘A 교수나 B 교수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가’, ‘괴롭힘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얼마나 오래, 자주 괴롭힘이 있었나’, ‘처리와 관련해 요구사항이 있는가’ 등 질문을 토대로 진행됐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일상적이고 매일 반복됐으며 수년 동안 이어졌다는 답변도 있었다.
또 이들 교수에게 신체적 폭행을 당해왔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충심사위는 15일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들 교수를 징계위원회로 회부할지 상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 교수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간호사 68명은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진정서를 제출했거나 준비 중이다.
A 교수는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입장을 병원에 전달했으며, B 교수도 “욕설을 한 적은 없지만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됨에 따라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최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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