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통일은 왜 해야 하는가?
아침을 열며-통일은 왜 해야 하는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16 16:1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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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통일은 왜 해야 하는가?

남북한 통일은 왜 해야 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동북아 평화 때문이다. 세계의 에너지는 이제 동북아에 응축되어 있다. 유럽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 동북아에서의 불안은 세계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응축되어 있다. 이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남북통일이다.

우리의 통일은 주변 4개국 즉 사자와 같은 맹수들을 조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같이 큰 명제로 바라보면 통일을 위한 걸음이 그리 피곤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통일 전문가들은 통일이 우리 민족에게 분단체제에서보다 더 많은 경제 문화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한다. 당연한 말이다.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도 당연히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코앞의 그런 이익이 통일해야 하는 핵심적인 이유가 아니다. 그런데도 통일은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인류사에 있어서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민족임을 증명하기 위해서이다. 확 드러나는 당위성으로 말하자면 같은 언어와 풍습을 지니고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5000년 가까이 함께 살아왔고 그래서 한 민족끼리 다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민족적 염원이 있으며 역사공동체 문화공동체로써 민족의 혼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다시 만나고자 하는 것이다. 유럽을 포함한 상당한 나라들은 우리를 아직도 불안한 나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세계의 마지막 분단국가이고 분쟁위험이 가장 큰 지역이며 같은 민족끼리 전쟁을 벌였던 평화와는 거리가 먼 나라로 인식됐다. 북한은 미국 국무부에 의해 아직도 호전적인 나라로 인식되어 있다. 이런 불명예를 씻고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써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어 당당하고 성숙한 한민족의 힘을 세계인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1950년 6·25전쟁 때부터 우리는 세계인에게 많이 알려졌다. 그 당시는 유엔군이 우리를 많이 도왔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수많은 풍상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지만 지난 100년은 우리가 봐도 놀랄 정도로 성장을 하였다. 우리 역사 5000년 중 지난 2000년은 민족의 혼을 단련하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통일을 위한 우리의 힘과 인프라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 과정은 어떠하여야 하는가 남북통일은 어느 하나가 먹고 먹히는 생존게임이 아니라 큰 조화와 화합을 통해서 다 같이 잘 사는 나라, 밝고 강한 나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래서 서둘러서는 안 된다.

그런데 무엇으로 이 민족을 화합하게 할 수가 있는가? 남북이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사상 제도만 앞세운다면 하나 되기가 힘들 것이다. 특정한 종교도 그 역할을 할 수가 없다. 단순히 정치제도나 경제 제도가 같아지는 것을 통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정서적, 문화적 통합, 즉 마음을 잇는 통일이다. 그러므로 남과 북이 공유하고 있는 문화나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 국민에게는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부를 수 있는 아리랑 노래 한 곡이 그 어떤 정치적인 선전보다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남과 북이 공유하고 있는 역사.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정서적 구심점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배달겨레의 단군이며 홍익인간 정신이다. 국학에서 단군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나만 좋거나 우리 집단만 좋은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다 좋아할 용량이 큰 정신은 두말 나위 없이 바로 홍익의 가치이다. 우리 민족이 하나 되어 인류를 위하여 널리 이로운 일을 해보자, 그런 나라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의지가 통일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을 넘어서 나의 종교를 넘어서 내가 속한 지역이나 정당을 넘어서 참으로 이 민족을 밝고 강한 나라로 만들어 보자, 인류 앞에 자랑스럽고 떳떳한 나라로 다시 한 번 일어나 보자는 의지로 7000만 겨레의 가슴이 뜨거워질 때 누가 선동하지 않아도 저마다 팔을 걷어붙이고 남북이 하나 되는 일에 내가 도울 일이 없나 하고 나설 때 그때라야 진정한 통일이 이루어진다. 내가 원하는 통일은 정신의 통일이다. 정신이 하나 되지 않아서 우리는 분열과 갈등, 아픔을 겪었다. 우리의 힘으로 평화적으로 우리의 민족정신으로 하나 되는 통일이어야 한다. 남과 북의 땅만 있는 통일, 경제 제도나 정치제도만 같아지는 통일, 한쪽은 무슨 게임처럼 일방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한쪽은 양손을 들고 환호하는 그런 통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기다린 통일, 남북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그런 과정을 선택하여야 하고 그런 길을 가야만 한다. 우리의 통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만큼 큰 보람도 기다리고 있다. 서두라거나 다툴 일은 아니지만 절대로 눈을 떼거나 쉬어서도 안 된다. 주변 4개국의 상황은 우리가 인식할 정도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 우리의 입장과 형편은 점점 그들에게 한국을 돕지 않으면 자기네들도 불리해질 수 있다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2천 년의 모진 고난을 헤치고 이웃끼리 서로 오손도손 사이좋게 지내는 우리 민족에게 이제 대운과 행운이 함께 다가오고 있다. 무소의 뿔처럼 손에 손을 잡고 뚜벅뚜벅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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