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새하얀 지리산 설국으로 오세요
온통 새하얀 지리산 설국으로 오세요
  • 장금성기자
  • 승인 2020.01.16 18:58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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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의 묘미, 상고대·설화…천왕봉 일출도 장관
▲ 지리산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세석 가는 길

우리나라 내륙 최고봉인 지리산(智異山·1915m)은 구름대가 험준한 산악지형에 막혀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다우(多雨)지역으로 겨울에도 폭설이 자주 내린다. 고사목에 핀 설화와 발밑으로 깔리는 운해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만든다.


◆지리산국립공원
지리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1967년 지정)으로 경남의 하동, 함양, 산청, 전남의 구례, 전북의 남원 등 3개 도, 5개 시군에 걸쳐 48만3022㎢의 가장 넓은 면적을 지닌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는 뜻을 지닌 지리산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을 중심으로 셀 수 없이 많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으며, 20여개의 능선 사이로 계곡들이 자리하고 있다.

희귀 구상나무의 낙원인 지리산은 목본식물 245종과 초본식물 579종, 포유류 15과 41종, 조류 39과 165종, 곤충류 215종이 자라고 있다.

칠선계곡을 비롯해 뱀사골 계곡, 대원사 계곡 등 수없이 많은 계곡과 불일폭포, 구룡폭포, 용추폭포 등으로 이루어진 자연경관은 명산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또한 화엄사(華嚴寺), 쌍계사(雙磎寺), 연곡사(燕谷寺), 대원사(大源寺), 실상사(實相寺) 등의 대사찰과 암자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있어 한국 불교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지리산 종주길과 겨울명소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산불방지와 야생 동·식물 등의 공원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입산통제 됐던 종주능선(노고단~장터목)을 포함한 정규탐방로를 전면개방했다.

개방 탐방로는 종주능선상의 ‘노고단~장터목’구간을 비롯해 ‘거림~세석~가내소’, ‘치밭목~천왕봉’, ‘불일폭포~삼신봉’ 등 25개 구간 125.3km이다.

지리산 서쪽 노고단 정상에서 연하천~형제봉~촛대봉~연하봉을 거쳐 천왕봉까지 이르는 약 35km의 종주 길은 단일 산 능선으로는 국내 최장 코스이다. 종주 능선에서는 마치 고요한 파도를 보듯 낮게 뻗은 산맥을 볼 수 있다. 노고단은 지리산 3대 봉우리 중 하나로 정상에 서면 하얀 솜처럼 구름이 발 아래로 깔린다.

지리산 산행의 으뜸은 당연 밝은 하늘에 시야가 탁트인 천왕봉이지만 지리산 12동천 중 하나인 한신계곡의 가내소폭포도 겨울에 볼만하다. 낮은 강수량에 여름날의 우렁찬 물줄기는 아니지만 물보라로 바위에 새하얗게 얼어붙은 고드름이 장관이다.

지리산 철쭉 명소 중 하나인 세석평전(細石坪田)도 겨울에는 눈에 쌓이거나 상고대가 피어 새하얗게 빛나는 설경을 연출한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위평탄면에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고 해 이름이 붙었다.

2020 지리산 일출
2020 지리산 일출

천왕봉 일출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고 한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1월 1일 7시32분께 지리산 천왕봉에서 새해가 떠올랐으며 지리산 주요 봉우리에서 약 1400여명의 탐방객이 새해 소망을 다짐했다.


지리산 첫눈은 지난해 11월 11일 새벽 5시께 천왕봉 정상(1915m) 일대에 처음 내렸다. 당시 최저 기온이 영하0.7℃, 최대 풍속 5.4㎧의 비바람이 불며 기온이 급감했고 천왕봉 정상에 평균 1cm의 싸락눈이 내렸으며, 많게는 2cm정도의 눈이 쌓였다.

한편, 지리산의 첫 눈은 2017년 11월 23일, 2018년 10월 28일에 내렸고, 이번 겨울의 첫 눈은 14일 느렸다.

지리산 상고대는 지난해 11월 14일 장터목대피소 일대에서 처음 관측됐으며 기상 상황은 최저 기온 영하7℃ 최대 풍속 10㎧, 95%이상의 습도를 유지했다.

상고대는 안개나 습기가 찬바람에 얼면서 나무에 달라붙어 마치하얀 산호같이 보이는 것을 말한다.

지리산 한신계곡 가내소 폭포
지리산 한신계곡 가내소 폭포

눈이 쌓인 것은 설화, 쌓였던 눈이 얼면서 얼음 알갱이가 줄기에 매달리는 것은 빙화로 각각 구분되지만 한겨울에는 복합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상고대는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고 습도가 높아야 잘생긴다. 특히 큰 일교차로 안개가 끼면 고산지대에서 상고대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한밤에 상고대기 피었다가 아침햇살에 녹기도 한다.

초보자에겐 성삼재 노고단 코스가 무난하다.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천왕봉 코스는 출발지에 따라 무박산행을 하거나 중산리나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을 해야 한다. 대피소는 사전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겨울철 산행시 주의점
지리산은 면적이 방대해고 계곡이 많아 본인의 체력에 맞는 산행을 계획하고 대피소나 코스내 위치 등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겨울철엔 일몰시간이 빨라 평균 4시간 이내, 오후 4시 이전에는 하산이 가능해야 한다. 조난 등을 구조상황시 스마트폰의 GPS(위치)가 켜져 있어야 구조대가 찾을 수 있으니 GPS를 확인하고 배터리 잔량도 틈틈이 확인하자. 겨울철에는 배터리가 빨리 방전되기도 한다.

지리산 같은 고지대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귀도리, 장갑, 방한모자 등 방한 장비를 철저히 준비하고 특히 지리산 탐방로 상에 빙판 길이 곳곳에 있어 아이젠 착용은 필수이다. 또한 여별의 장갑이나 양발 등을 준비해 눈이나 안개, 물웅덩이 같은 것에 젖었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차가운 물기가 닿은 피부가 동상에 걸릴 수 있다.

체온 유지를 위한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에 행동식, 비상식을 지참한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에너지바나 초콜릿도 좋다. 특히 낮은 기온으로 땀이 많이 나지 않아 수분 보충을 소홀히 해 근육 경련 사고자가 많이 발생하므로, 충분한 수분 보충이 필요하고 목이 마르기 전에 일정시간 내 틈틈이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지리산 천왕봉 인근
지리산 천왕봉 인근

부득이하게 일몰 이후 하산하게 됐거나 야간산행을 대비해 헤드랜턴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일반 손전등이나 스마트폰 등은 손으로 잡아 비춰야 하기 때문에 자칫 미끌어졌을 때 대처가 늦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국립공원내 흡연 및 인화물질 반입, 통제구역 무단출입 등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초대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리산의 기상상황에 따라 탐방로가 통제되기도 하니 사전에 미리 알아봐야 한다. 지리산 종주 시 사전에 대피소 예약해야하며 입실시간은 일몰전에 이뤄져야 한다. 겨울철 입실시간은 오후 6시이며 그 이전에 도착이 어려운 경우 미리 연락을 취해야 예약이 취소되지 않는다. 각 대피소의 연락처는 국립공원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 알 수 있으며 예약도 가능하다.  장금성기자·사진제공/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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