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소유품은 이고 삶은 가볍게 살자
아침을 열며-소유품은 이고 삶은 가볍게 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20 16: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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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소유품은 이고 삶은 가볍게 살자

2020년 새해 첫 달이 어느덧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항상 새해가 되면 결심을 하고 실천해 보려고 노력은 한다. 작년 이맘때 내가 소유한 많은 것들을 공유하기로 결심하고 내어놓았는데도 지난 1년 동안 다시 내 집으로 들어온 물건들이 더 많은 모양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살고 있는 집에 정작 주인인 나보다 물건들이 더 오랜 시간 더 좋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다. 구입 당시에는 편의를 위해 구입한 물건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용도를 잊은 채 공간만 차지하고 있다.

그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물건이 생필품, 옷과 전자제품들이다. 마트에 갈 시간이 없으니 생필품은 인터넷 쇼핑몰이나 TV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입한다. 한 벌만 사면되는데 같은 가격에 세 벌을 준다하니 그냥 산다. 좀 있으면 가격이 오른다고 하니 대량으로 구입하고 베란다는 창고화 되어 물건이 차곡차곡 쌓이게 된 것이다.

거기다 계획적으로 마트나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사지 않으니 지나가다가 눈에 띄거나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서 충동구매로 사 놓은 물건들도 많다. 한두 번 사용했거나 집에 사 두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려서 또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골동품 수집가도 아니면서 내가 썼던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놓고만 있는 것이다.

이사를 자주 다녔다면 물건 비우기를 자주 했을 텐데 거의 한 곳을 정하면 변화를 좋아하지 않기에 20년을 한 집에서 살았다. 거기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평소에 쓰는 물건만 계속 쓰고 싱크대 구석에 들어있는 물건들은 아직 밖을 나와 보지 못한 것들도 많다. 시집을 보내면서 어머니가 구입해 놓은 그릇들은 왜 이리도 많은지. 아마 대가족이 살아도 될 정도의 수량이다. 거기다 전자제품을 사면 끼워주는 물품들까지 부엌 한 켠을 그대로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이사를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집 주인인양 집안에 모셔진 물건들을 정리하는 작업부터 1월에 해 본다. 새해맞이 결심 중 하나이다. 내가 소유한 많은 것들을 버리거나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를 실천해 보려 한다. 그 중 보육원에서 만 18세가 되면 자립하는, 아니 강제적으로 독립당하는 청소년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물품들부터 정리를 해 본다.

기존에 가졌던 많은 물품들이 쓰임이 없다면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가야 하는 것이 더 유익하고, 나에게는 불필요한 시점에 왔으니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더 이상 미루기 보다는 다른 일을 제쳐두고 정리를 먼저 해 본다.

내가 속한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 나에게 주변 정리를 잘 하는 지인분들이 삶을 바꾸고 싶다면 주변부터 정리하라고 권한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 정리를 통해 변화를 가져보려 한다. 추억을 끌어안고 살기 보다는 좀 더 능동적인 삶을 살기 위해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마음다짐을 했으니 이 실천이 오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유 앱을 통해 정리한 물품을 중고장터에 내놓는 행동도 실천해 본다. 공유 경제, 지식 공유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에 맞추어 본다. 원하는 물품과 정보는 언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도록 세상의 더 많은 지식들이 전자화 될 것이고, 누구에게나 개방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인 지능화, 초연결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지능을 갖춘 시스템이 생활 속에 들어올 것이고, 의식주의 변화가 오면 나는 그것을 잘 활용하면 될 것이다.

물질적 틀에서 벗어나는 미니멀라이프의 삶을 위해 우선 ‘1일 1개 버리기 운동’을 실천해 보라 권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정리하는 것이 힘들다면 하루에 한 개씩의 물건 버리기부터 실천해 보자. 물품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쌓아두고 쓰는 습관을 버리고, 필요할 때 구입하는 생활 태도로 바꾸어 보자. 물질적 소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행복 기준에 맞춘 ‘비움’을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 보는 것이다. 언제든 훌훌 털고 긴 시간을 여행 다닐 수 있는 자유로움을 나도 만끽해 보고 싶다. 소유한 물건에 붙잡혀 자유로움을 포기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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