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왜 이러나
진주성-왜 이러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21 16: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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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왜 이러나

요즘 세상 돌아는 게 아무래도 위태위태한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과 세태의 변화는 인력으로 못 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연적인 순리에 따른 흐름의 변천을 두고 하는 말일 게다. 세상사의 변화도 흐르는 물같이 유유하면 좋으련만 근대의 변화는 격랑을 일으키는 천지개벽을 연상하게 한다. 낼모레가 민족의 최대명절인 설이다.

세시풍속은 사라져가고 가정마다 모시는 차례마저도 급변하고 있어 가족 간에도 절차를 두고 의견대립이 자주 일어난다. 상차림에서부터 발단하여 차례를 모시느냐 마느냐 하는 존폐까지도 논란을 일으킨다. 호주제도가 폐지되었고 아버지의 성을 잇느냐, 어머니의 성을 따르느냐로 부부갈등도 일어나며 개정된 법률을 빌어 어머니의 성을 따랐는데 문중의 종원 자격을 두고 다툼도 일고 있다. 시조에서부터 당사자에까지 혈통의 흐름을 기록하여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족보도 이제는 의미를 잃었다. 애당초의 취지는 부계혈통을 원칙과 기준으로 삼으려고 했던 제도였을 것인데 성 평등주의의 발로로 개혁하였으니 엄청난 변혁을 가져와 혼란을 불러왔다.

세상사에서 혼란과 혼돈이 일어나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정신적인 피해가 물질적인 피해로 옮겨서 일상이나 사회생활까지도 어지럽게 한다. 국회의 패스트트랙으로 얻어낸 국회의원 준 연동제 비례대표 선거법이 시행되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장 비례의석을 얻어 산하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괴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검찰개혁으로 공수처가 생겨서 고위공직자나 임면권자의 범법 은신처가 되거나 사법권의 독립성과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소리가 나온다.

검찰의 힘이 무소불위라서 그 칼날을 무디게 하자는 것이면서 검경 수사권조정으로 사법권의 균형을 갖추게 한다는 그럴싸한 포장을 하였으나 이 또 한 원칙과 기준이 무너진 두루뭉술한 제도로서 앞으로의 부작용을 각오해야 할 거다. 콩은 콩이어야 하고 팥은 팥이어야 하는 까닭은 근본과 쓰임이 달라서 그 구분을 하는 것이다. 작은 쓰임을 두고도 지난 한 해는 조국 한 사람으로 나라 안이 최순실 사태 다음으로 혼란스러웠고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짊어져야 할 부담으로 남았다. 태극기를 들든 촛불을 들든 옳고 그름의 가름이어야지 편의 가름이 아니어야 하는 것은 분명한데 진영논리와 그 사고가 팽배해지게 된 까닭을 국민 모두에게 묻고 싶다. 왜 이러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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