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교육은 엄격하고 냉정하게
칼럼-교육은 엄격하고 냉정하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1.21 16:1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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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교육은 엄격하고 냉정하게

사람은 각자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태어나고 성장한다. 부자 집에서 태어날 수도 있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날 수도 있고, 장애의 몸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 어떤 환경과 조건에서 태어났더라도 태어난 이상, ‘첩첩산중·오리무중’처럼 미래예측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좋은 면에는 깊이 감사할 줄 알고, 불리한 여건일수록 꿋꿋하게 참고 견디며, 힘껏 부딪쳐나가면 더욱 확실하고 좋은 방법이 나온다는 것을 가르쳐 주자.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는 현재의 모든 것에 만족할 줄 알도록 교육해나가자.

행복은 만족의 문으로 들어오고, 불만의 문으로 나가며, 바른 교육이 바른 사람을 길러낸다. 행복은 자신의 노력과 지혜로 쌓아올린 창조의 탑이다. 항상 바르고 슬기롭게 살아가도록 지도하자. 옛날에는 여자가 임신을 하면 옆으로 눕지 말고, 모서리나 귀퉁이에 앉지 말고, 한쪽 발로서지 말고, 질기거나 상한음식먹지 말며, 나쁜 것 보지 말라하였다.

또 무거운 짐 들지 말고, 나쁜 소리 듣지 말며, 심기를 편안히 하고, 글을 읽으며 바르고 좋은 일만하라 하였다. 또한 아이를 출산하면 반드시 초유(初乳)를 먹이라 가르쳤다.

지금은 초유를 먹이지 않는 엄마도 있다한다. 젊은 부부가 아이와 외출한 것을 보면 남편이 아이업고, 귀저기 가방 들고, 애쓰지만 아내는 핸드백하나 달랑 들고 따라 다닌다.

집에서도 남편이 설거지와 청소, 아기 목욕까지 도맡아한 것을 부부금슬이 좋다고 말하지만, 바르고 지혜로운 생활은 아닌 것 같다. 부부는 서로를 챙겨주고 배려해주며 상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현대의 신세대 부부라도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살아가자.

아무리 아내를 사랑해도 아기를 대신 낳아줄 수 없고, 아무리 남편을 사랑해도 대신 아파줄 수도 없다. 무거운 짐은 서로가 나누어지도록 하자. 부부는 서로 이해심 많고 가정적이며 관대하고, 사교적이며 얌전하고, 매력이 넘쳐나야 한다. 아이들 훈육 시에도 세심한 배려로 부모의 표정과 음성을 부드럽게 하자. 미소 띤 얼굴과 부드러운 음성으로 ‘넌 나쁜 아이야!’해도 아이는 ‘착한 아이’로 인식하고, 화난 얼굴과 거친 음성으로 ‘넌 예쁜 아이야!’해도 아이는 ‘미운아이’로 받아들인다. 훈육자의 표정과 음성을 부드럽고 편안하게하자.

사람과 짐승이 다른 점은 어른을 존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예법에서 시작된다.

자녀의 잘못을 적당히 덮어주고 넘어가지 말자. 그런 버릇이 몸에 베이면 악습만 양성된다.

바른 교육이 없으면 바른 사람으로 성장할 수가 없다. 아이들이 대답하는 것도 사내는 용기 있고 강하게 ‘네’하고, 딸아이는 좀 부드럽고 느리게‘네에’하도록 가르쳐주자.

그저 잘 먹이고 예뻐만 하는 것은 애완견에게도 한다. 만약 학교에서 선생님한태 매를 한 대 맞고 왔어도 모른 척 그냥 넘어가주자. 학교까지 쫓아가서 따지고 항변하지 말자.

자식이 운동선수로 시합중이면 부모는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만하라. 감독에게까지 항의하고 나선 부모라면, 제 자식이 취직하면, 인사권까지도 간섭하고 나서게 될 것이다.

사리분별이 없으면 금수의 질서이다. 제 새끼 역성들고 나선 것은 짐승들이 하는 짓이다.

자녀를 지나친 극성과 과보호로 키우지 말자. 옹골찬 데가 없으면 알갱이를 기대할 수 없다. 자녀를 법도대로 교육시키는 것은 부모의 본분이며, 천금보다도 값지고 가치가 큰 것이다. 교육은 엄격하고 냉정하게하자. 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으며 성장할수록 내면은 더욱 깊어진다. 늘 제 자식 편들고 역성들면 자식농사는 폐농하게 되며, 그런 가정은 빨리 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제자리에서 제할 일을 잘 처리해나갈 때 밝은 세상이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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