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녹색어머니연합회 조희지 회장
진주시 녹색어머니연합회 조희지 회장
  • 글/김태훈·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20.01.27 17:17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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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가 목표”
조희지 회장은 “아이들의 안전은 그 무엇보다 우선해 지켜야할 가치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통사고로 인해 단 한명의 아이도 다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지 회장은 “아이들의 안전은 그 무엇보다 우선해 지켜야할 가치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통사고로 인해 단 한명의 아이도 다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월부터 민식이법 시행…스쿨존 안전 중요

등·하굣길 안전 지킴이 다양한 활동 추진
교통지도·캠페인 등 시민의식 개선 노력
스쿨존 내 속도변화감지 카메라 확대 계획


스쿨존 내 단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 하고 해당 지자치단체장이 신호등 등을 우선 설치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과 스쿨존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 2건의 법안 일명 민식이법이 올해 3월부터 시행된다.

이 법안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군 사건을 계기로 발의 됐으며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추어 지난 7일 전국의 스쿨존 내 차량의 제한속도를 시속 30㎞ 내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스쿨존 내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각계각층을 막론하고 뜨겁다. 이 이슈가 뜨겁게 회자되기 전부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수십년간 자발적으로 활동해온 사람들이 있다.

학교 앞 도로를 지날 때면 여경 정복과 유사한 제복을 입고 노란깃발을 든채 횡단보도 앞에서 아이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여성들을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이들은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어머니들로 1969년 자모 교통 지도반이란 이름으로 출범했다. 이후 녹색어머니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50여 년간 아이들의 안전 지킴이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진주시 녹색어머니연합회 조희지 회장을 만나 이들의 활동과 역할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진주시 녹색어머니연합회는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진주시 녹색어머니연합회는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조희지 회장과의 일문일답.

-녹색어머니연합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무슨일을 하나
▲진주녹색어머니회는 회장을 비롯 부회장, 총무를 포함해 관내 35개 학교에 걸쳐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녹색어머니 연합회는 진주경찰서 협력단체로 스쿨존 내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교길을 위해 교통안전 지도 등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한다.

-일각에서는 어머니회라는 명칭을 학부모회로 변경하고, 아버지들의 정식 가입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초등생의 학부모라면 누구라도 가입 활동을 할 수 있다. 아이가 졸업하더라도 봉사활동을 원한다면 진주시 녹색어머니회에 가입해 활동을 할 수 있다. 공식명칭은 1969년 자모회로 시작해 1972년 (사)녹색어머니회로 바뀌었다. 명칭은 단지 회의 지난 활동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차원이지 회원 활동에 있어 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봉사활동을 원한다면 학부모 누구라도 가입할 수 있고 환영한다.

-언제부터 녹색어머니회 일을 시작했나
▲2007년 큰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창원에서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014년에 진주로 오게 되어 진주에서 활동하게 됐다. 처음 진주에서 활동을 시작 했을 때 현실을 보니 많은 어머니들이 힘든 환경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나서 환경을 좀 바꿔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캠페인을 하더라도 학생물품, 현수막 등 많은 물품이 필요한데 보조금이 없어 회원들이 자비로 부담하거나 학교에 부탁해 도움을 받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진주시 사회봉사단체에 정식으로 가입해 시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등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 진주교육청에서도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어 지금까지 원활히 활동할 수 있었다.

-녹색어머니회 일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제가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당시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다. 당시 진주시는 경남도내에서 어린이 교통사망이 가장 높았을 정도로 상황이 나빴다. 스쿨존 내 시설은 물론 시민들의 인식도 부족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막막했다. 스쿨존 내 마크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실한 곳이 다수였고, 녹색어머니회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지원 역시 부족한 감이 있었다. 당시 캠페인을 위해 가져갈 현수막도 구하지 못해 경찰이 보유한 교통 캠페인 현수막을 이용해 활동을 하기도 했다.

-상황이 많이 나빴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떤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난해부터 시 보조금을 정식으로 받아 회 운영이 많은 부분 개선됐다. 학교 내 시설물 개선 등 요청에 시, 교육청, 경찰이 발 벗고 나서 지금은 어느때보다 좋아졌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내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사고가 1건도 없었다. 부상사고는 경찰에 정식 신고 된 건만 10여 건인데 이 또한 제로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쿨존 내 교통안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왔나
▲아이들 등·하교 교통지도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일이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시민들의 의식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교통안전 캠페인, 학부모 교통안전 소양 교육 등 시민들의 교통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바꾸기에 힘을 쏟아 왔다. 매해 3월마다 학부모들을 모시고 교통안전에 대한 의식변화, 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민식이법이 올해부터 시행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민식이법 국회 상정을 위해 경남도내뿐 아니라 전국의 녹색어머니회에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일단 이번 법안 통과로 아이들이 그만큼 더 안전해진다는 생각에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법안과 별도로 현실적으로 풀어야 될 과정 또한 만만치 않아 걱정이 앞선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걱정되는가
▲실제로 많은 분들이 어린이보호구역내 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학교 주변 도로의 표시를 보고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인식은 하지만 실제 법안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아는 분은 많지 않다. 민식이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금도 보호구역내 과속카메라 단속으로 인한 시민들의 민원이 많은 상황이다. 시내에 위치한 학교들이 많은데 이로 인해 시내 교통증체가 심해진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의 의견 또한 일리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조끔씩이라도 의식을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이런 불평들을 최소화 하고자 우리도 나름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식 변화 외에 어떤 대책이 있나
▲최근 초전동 일대에 위치한 선학초 스쿨존에 속도변화감지 카메라를 설치했다. 스쿨존 내 300m전에 속도변화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운전자들이 스쿨존 내에 진입 전 자신의 속도를 체크함으로써 스쿨존 내 안전 강화와 함께 운전자들도 의도치 않은 속도위반으로 인한 불편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효과도 좋아 시에 건의해 관내 학교 전체로 설치를 늘여나갈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민식이법 실행이 스쿨존 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종착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단지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스쿨존 내 안전을 위해서는 시설, 법규, 의식 이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단기적 등·하교 안전활동을 통한 사고예방에 주력하며, 장기적으로는 시민·아이들의 의식변화 개선, 관련 법규 개선에 대한 활동을 병행 할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의 불편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번쯤은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의 안전은 그 무엇보다 우선해 지켜야할 가치라는 것을 유념해 주시고, 잠깐의 불편이 더 큰 가치를 지켜내는데 큰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 녹색어머니회 또한 진주의 미래를 지켜 나가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을 이어가겠다. 올해에는 진주시에 교통사고로 인해 단 한명의 아이도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김태훈·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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