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에스프레소의 힘
진주성-에스프레소의 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2.03 16:06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에스프레소의 힘

이런 저런 이유로 겨울동안 하지 않은 운동을 최근 날씨가 풀렸다고 진양호 365 계단을 무리해서 왕복운동을 며칠 하였고 이소룡의 액션 영화를 한편 보고나면 마치 스스로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날아서 공중 발차기를 할 수 있는 마냥 가까운 태권도 도장에 가서는 첫날부터 다리 찢기까지 하고나니 삼일 째 되는 날은 온몸이 근육통에 몸살까지 와서는 숨 쉬는 운동마저도 힘이 들었다.

정원 페인트 작업과 전기공사 나무심기 일들이 산더미에 멀리서 손님까지 오신다고 하니 따뜻한 장판위에 마냥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꾸역꾸역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매장에 가서 제일 먼저 주문한 것이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 이었다.

처음 마시는 사람은 사약 같다 하고 가격이 다른 음료보다 싸다는 이유로 주문하고는 입술만 대고는 그대로 남겨놓는 경우도 있고, 커피숍인데도 에스프레소 메뉴조차 없거나 팔리지 않는다하여 판매를 하지 않는 커피숍을 종종 보곤 했다.

온몸의 근육의 신경들이 실타래처럼 하나같이 늘어지면서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고 천근만근 같은 몸은 한 발자국 옮길 때마다 진동의 고통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한 잔의 짙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들이키니 입술에서부터 고통의 신호가 바이러스처럼 번져 나가듯 발끝까지 점차 신호의 강도가 적어지기 시작했다.

이때다 싶어 연달아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마시니 이제는 위까지 내려가는 에스프레소 한 잔의 효과가 진통제보다 더 나은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커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졌다.

하나는 사람의 몸을 일이 키게 하는 에너지를 가진 힘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의 마음을 내려놓게 하는 비움의 힘을 가졌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이 들 때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진 짙은 커피 한 잔은 만병통치약 같은 느낌이다.

길을 가다 친구나 지인이 반갑게 ‘커피 한잔 하자!’라고 말을 건네면 바로 가까운 카페로 데려 가자. ‘다음에 마시자!’ 라고 답하지 말고 거절하지 마라. 그 다음은 또 다음이 된다.

지금 한 잔 마시는 커피는 보약이자 사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