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해녀 물 신발과 트럼프 미대통령 쇼
도민칼럼-해녀 물 신발과 트럼프 미대통령 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2.04 16: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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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해녀 물 신발과 트럼프 미대통령 쇼

해녀의 물 신발이야 말로 바다와 육지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물질 도구이다, 물이 묻거나 들어가도 괜찮다. 그렇다고 무작정 안전하거나 편안한 것은 아니다. 해녀가 물 신발을 신을 때마다 당당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바다 속 물질 작업할 때 최고로 안전한 물 신발이라 신뢰한다. 또한 해녀가 멀리 가까워 바다 밑에 해산물의 풍부함을 스스로 결정하며 물질 작업에 알맞은 지형 판단을 쉽게 하고 숨 값으로 해산물을 따 낸 작업 능력을 결정할 차 한 잔 이론이다.

그러나 썰물 바다의 경우, 날카로운 모서리가 있어 다칠 위험성과 물 신발에 흠집이 날까 걱정되는 위험 때문에 물 신발을 벗어 들고 맨발로 물질 작업하거나 걷는 순간 날카로운 바위에 닿아 통증이 더 무섭다. 물 신발은 해녀의 발 보호와 최고의 생명 무기이며 바다 물 속 물질 작업하는 해녀의 생사(生死)를 단숨에 결정짓는 최고 위력의 진가를 발휘함으로 해녀는 물질 작업에 물 신발을 최고의 은혜도구로 생각하는 자세는 마치 싸움터에서 돌아오는 개선 장수이나, 성스러운 직무를 다하는 성직자를 정중히 모시려는 존경심을 가져 바다 속 물질 작업 과정을 예찬하는 노래를 종종 부른다.

지난 해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은 6·25 한국전쟁 종식 이후 두 정상의 첫 만남으로 매우 역사적이었다. 그 만남 행위 자체가 지구촌의 거대한 쇼 한마당이다. 마치 해녀가 바다 속 깊이 산재하는 해삼, 멍게, 낙지 등을 잡는 물질 작업 순간 찰나에 사로 잡힌다. 지구촌에 범상치 않은 두 정상이 손을 맞잡는 그 순간을 놓칠 수 있겠는가. 그 쇼 한마당을 위해 기세우고 초초히 기다리며 반짝이는 눈 빛 그대로 한바탕 쇼로 끝나버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적막한 틈사이 적과 적의 대화가 세계를 요란케 했다.

언제나 명성에 목말라했던 트럼프는 언론과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스타가 되고 싶었다. 트럼프는 미국 대선에 패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질 수 있다고 당당한 생각을 했고 ‘지는 게 곧 이기는 것’이라 여겼으며 트럼프 자신이 협상의 달인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와 훗날을 기대할 수 있는 협상에서 즉물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을 원하는 효과를 구상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우선 세계무대에 강자와 만남에 대한 공포심보다 비핵화란 담판을 앞둔 각오가 바다 속 해녀의 물질 작업처럼 숙련되지는 못하였으나 그 순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위대한 큰 성과라고 하겠다. 그러나 회담을 통해 그가 얻고자 하는 건 뭘까? 무엇보다 우선 지구촌 수십억 명의 눈빛과 입을 사로잡았던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이었으나 비핵화란 정답을 내지 못해 기대했던 쇼 무대는 성과없이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미국 역대 대통령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으나 트럼프는 한판 무대 쇼로 북한에 대한 외교적 승리를 얻었고, 새해 들어 미중(美中) 통상 마찰에 외교적 우위를 얻어 무역 합의 기틀을 마련했다. 아울러 트럼프 자신에 대한 온갖 불만과 탄핵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는 원인을 재발견하여 명예회복과 차기 선거에 민주주의를 시험하는 쇼 판의 주연으로 트럼프가 무조건 승리를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끝나고 만다면 참으로 허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우리는 한미 간 우호와 방위비 증액. 비핵화 문제 결말을 원했지만 갈수록 복잡해지는 한미관계는 더 원치 아니한다.

트럼프는 역사의 물줄기를 돌릴 수 있는 해녀 같은 책임 의식과 진정성으로 빚어낼 수 있는 위대한 우호를 상징하는 푸른 하늘 쇼 무대에 오른다면 우리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낼 것이며 또한 두 손 모아 기도라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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