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나의 독도 탐방기
도민칼럼-나의 독도 탐방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2.12 16:0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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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나의 독도 탐방기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으로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이름난 명승지나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 난 곳은 사시사철 관광객이 붐빈다. 언젠가 부터는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각 나라에도 우리나라사람들이 가지 않은 나라가 없다.

얼마 전 일본이 난데없는 무역보복을 해, 자기들 딴에는 우리를 곤욕스럽게 하려 했으나 자기가 싼 똥에 미끄러지고 만 격이 되고 말았다. 자기들이 생산하는 물건을 우리나라에 팔지 않으므로 기업들이 크게 타격을 받게 하고 우리를 크게 어려움에 겪게 하려는 속셈이었으나 이들의 얕은꾀는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우리는 옛날부터 국난이 있을 때 마다 슬기롭게 대처해 위기를 벗어났다. 임진왜란 때 그랬고 일제 36년도 그랬다. 한국전쟁을 벗어났고 IMF경제위기도 슬기롭게 이겨냈다. 이런 우리민족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해 곤경에 빠뜨리려 했다가 자기들이 친 올가미에 걸려들고 만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참으로 용감하고 슬기로웠다. 일본산 제품은 사지도 팔지도 안했으며 먹지도 않았다. 매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은 일본관광객으로 붐볐던 국민들의 발길이 뚝 끊어짐으로 일본에 지자체들이 울상이라는 외신뉴스를 접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국민성이 자랑스럽다.

이번 한일 관계가 도마에 오르기 전에는 흰 눈이 쌓여 있는 야외온천에 몸을 담구는 원숭이들을 보면서 온천여행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일찍이 계획했던 일본관광을 포기하기로 했지만 서운한 맘은 티끌만큼도 없다.

사는 것이 무언지 나는 지금까지 우물 안 개구리로만 살고 있다. 얼마 전에 금강산 관광이 유행할 때도 사는 것이 바빠 강 건너 불 보듯 했다. 이제는 삶에 조금은 여유가 생긴듯하지만 요즘은 정치적인 문제가 얽히고설키어 금강산관광도 요원하기만 하다.

국내에 알려진 어지간한 곳은 가보지 못한 곳이 별로 없다. 그러나 물 건너는 여행을 별로 해보지 못했다. 하긴, 제주도나 울릉도와 독도도 해외 물 건너에 있는 곳이라 하지 않던가.

제주도여행은 갈 때마다 비행기를 이용했다. 지난봄에도 고향에 소꿉친구들이 제주도여행을 했다. 서울, 순천, 진주에 흩어져 살고 있는 친구들이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해 네댓 시간을 배를 타야 했다. 뱃멀미로 고생은 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니 그런대로 재미는 있었다.

해외여행 얘기가 나왔으니 울릉도와 독도여행을 했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내의 친구들이 친목모임을 하면서 비용을 모아 남편들도 독도 탐방을 함께했다. 울진에서 울릉도까지 얼추 네 시간 가까이 배를 탔다. 미리 멀미약을 준비해선지 그런대로 참을 만 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가 문제였다. 울릉도에 들어 올 때까지는 멀쩡한 날씨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풍랑까지 심해 배가 솟구쳤다 가라앉길 수차례, 독도탐방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풍랑이 심해 몇 번을 시도하다가 독도선착장 접안에 성공했다. 동도와 서도가 버티고 서 있는 웅장한 모습을 보기위해 풍랑을 무릅쓰고 일본사람들이 보란 듯이 악전고투를 하며 달려왔다. “일본 놈들아!! 독도는 우리 땅이다.” 고 맘속으로 외치며 되뇌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인증 샷을 남기고 배에 오르니 오늘의 승객들 모두는 행운아라고 선장의 축하방송이다. 울릉도를 방문한 10명 중에 3명만 독도의 실제모습을 볼 수 있으며 그 중에 1명만 독도에 발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일본과 싸움을 벌여 승리를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승리의 도취감은 잠시 뿐, 돌아오는 뱃길은 아까와는 달랐다. 몇 백 명이나 되는 독도탐방꾼들이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의자와 의자를 붙잡아가면서 기다시피 화장실로 향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변기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머리를 처박고 뱃속에 들어있는 모든 걸 토해냈다. 어제 먹은 것까지 끼억끼억 토해내면서 일본을 성토해야했다.

“일본 놈들아 독도가 너희들 땅이라고 우겨대지 않았더라면 바위섬 두 개 뿐인 독도가 뭣이 볼 것이 있다고 예까지 목숨을 걸고 찾아오겠느냐?” 고 토사물과 눈물이 범벅이 되면서 일본을 원망했던 때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비록 악전고투 끝에 독도 탐방을 하고 왔지만 난데없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대는 일본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쳐 댔다. 확실한 인증 샷까지 남겼으니 대한민국 국민으로 가슴 뿌듯하고 평생 ‘잊지 못할 여행’으로 내 맘속에 오랫동안 자리매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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