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어르신을 위한 약물 안전사용가이드
건강칼럼-어르신을 위한 약물 안전사용가이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2.20 16: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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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본부장·의사
정수연/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본부장·의사-어르신을 위한 약물 안전사용가이드

‘백세인생’이라는 유행가가 히트를 치더니 작년에는 ‘백세를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의 강연이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오래 살고픈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백세 시대를 앞둔 요즈음, 어르신들은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지니고 있어 생각보다 많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많은 약물을 복용하기 때문에 약물로 인한 부작용도 많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실제 사례로 약물부작용으로 인한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파킨슨 약을 처방하여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어르신은 일반 성인과 다른 신체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나이가 듦에 따라 수분량과 근육량은 감소되고 체내 지방량은 증가 된다. 또한 약물의 흡수력이 감소되고 약물을 배설하는 능력도 감소된다. 따라서 용량조절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용량부터 시작해서 약물반응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서서히 증량해야 한다.

어르신은 의약품을 복용할 때는 많은 주의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의약품안전사용의 일환으로 DUR(Drug Utilization Review)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DUR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의약품 사용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점검하는 제도로,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부작용을 예방하고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개발한 DUR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를 통해 전국 의료기관 및 약국 등에 처방ㆍ조제 시 제공되고 있다. DUR 정보 중에 특별히 노인에게 주의할 의약품으로는 삼환계 항우울제, 장기 지속형 벤조디아제핀 제제와 정형 항정신병제가 있다.

삼환계 항우울제로는 아미트립틸린, 아목사핀, 이미프라민 등이 있다. 우울증은 임상에서 접하게 되는 가장 일반적인 정신과적 질환 중의 하나이다.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불쾌감, 불안감, 과민감, 두려움, 식이 및 수면장애, 체중이상 등이 있다. 증상이 수일에서 수개월에 걸쳐 지속될 수 있고 연속적으로 발생하거나 몇 년간의 정상생활 중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부작용으로는 졸림, 어지러움, 기립성 저혈압, 비틀거림, 구강건조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소량으로 신중이 투여해야 된다.

장기 지속형 벤조디아제핀 제제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디아제팜이 있다. 디아제팜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수면을 유도하고 긴장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고 경련 발작에도 사용되고 있다. 주의해야 할 부작용으로는 졸림, 어지러움, 변비, 섬망, 낙상, 골절, 자동차사고 등이 있다.

정형 항정신병약제로는 클로르프로마진과 할로페리돌이 있다. 주의해야할 부작용으로는 정좌불안, 파킨슨증상, 지연성 운동이상증, 졸음, 어지러움증, 저혈압, 변비 등이 있다. 이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는 아리피프라졸과 같은 비정형 항정신병약제를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처방시는 소량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증량하는 편이 안전하고 통상 성인 용량의 1/3이하가 적절하다. 또한 장기간 투여시는 가능한 용량을 줄여서 유지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적정속도가 파킨슨증상과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낙상 위험이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요법은 노인의 급·만성 질환을 치료,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무작정 약을 쓰지 않는 것이 옳은 것만은 아니며, 성공적인 약물 치료를 위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과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동반된 다른 질병, 기존에 투여 중인 다른 약물, 질병과 나이에 의한 생리적 변화, 약물을 적절히 투여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 몸이 불편하면 병원을 방문하여 각종검사를 해보면 심각한 질병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그동안 복용하던 약 때문에 발생한 부작용으로 밝혀진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약에 의한 문제라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약을 제대로 알고 주의를 기울이면서 적절히 사용하여 건강한 백세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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