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들르면 꼭 걷고싶은 길
통영에 들르면 꼭 걷고싶은 길
  • 김병록·장금성기자
  • 승인 2020.02.20 18:54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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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도 역사길-종현산 숲길
고동산 둘레길-소매물도 등대길
연대도 지겟길-비진도 산호길

경남도 남쪽 끝에 위치한 반도와 섬이 어우러진 통영에는 한려해상 배경으로 걷고싶은 둘레길과 해안길이 여럿 존재한다.


역사가 서려있는 한산도 역사길부터 아기자기한 마을 뒷동산길, 탁트힌 바다가 보이는 등대길과 섬을 한바퀴 도는 해안 둘레길까지 하나같이 아름다운 비경이 발을 묶는다.

 

한산도
한산도

◆한산도 = 통영 한산도는 세계 4대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의 주 무대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이자, 장군이 이끌던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이 최초로 설치됐던 역사의 섬이다. 통영(統營)이라는 이름자체가 여기에서 유래됐다.

이 섬에 조성한 ‘한산도 역사길’은 섬의 여객선 선착장에서 출발해 면 소재지가 있는 진두마을을 가로지르는 코스로 총 12㎞ 구간으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산도 역사길’이란 이름은 오르는 능선마다 임진왜란 당시 격전이 펼쳐졌던 현장을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길은 ‘역사’와 ‘걷기’라는 두 가지 테마로 한산대첩과 이충무공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 보는 국내 유일한 코스다.

거북등대 맞은편 앞으로는 해갑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충무공이 해전을 승리로 이끈 후 잠시 갑옷을 벗고 쉬었던 곳이다.

한산도를 찾는 대부분은 제승당만 둘러보고 돌아간다. 하지만 한산도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한려수도의 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망산에 올라야 한다. 그만큼 탐방코스가 빼어나다.

◆종현산 숲길과 해안누리길 = 통영의 ‘종현산 숲길과 해안누리길’은 울창한 숲길과 바닷가 산책로를 잇달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종현산은 통영의 명산인 미륵산의 끝자락에 위치한 야트막한 산으로 동네 뒷산처럼 정겹다. 숲길은 전 구간이 완만해 체력 소모가 적은데다 보기 드문 나무고사리 군락지가 주변에 형성돼 있어 신비롭고 아름답다.

해안누리길은 지역민들이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려고 즐겨 찾는 명소로 통영시가 선정한 걷기 좋은 길 18곳 중 하나이다.

종현산 숲길(2㎞)과 해안누리길(2㎞)은 총 4㎞ 구간으로 다양한 수종과 바닷가 비경을 구경하고 천천히 걷더라도 2시간이면 족하다. 울창한 숲길과 통영 바다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오감만족 트레킹 코스로 제격이다.
 

통영 사량면 진촌항
통영 사량면 진촌항

◆사량도 = 통영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윗섬과 아랫섬, 수우도의 세 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상도와 하도를 연결하는 사량대교 입구에서 고동산(217m) 자락을 따라 대항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2.8㎞ 구간의 ‘고동산 해안 둘레길’이 새로생겼다.


‘고동산 해안 둘레길’은 이 산의 허리자락을 빙 둘러 조성했다. 금평항에서 우측 도로를 따라 500m 정도 올라가면 사량대교 입구가 나온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둘레길이라 소나무 군락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다. 둘레길 우측으로는 바다 풍광이 끝없이 펼쳐진다.

소매물도 등대길
소매물도 등대길

◆소매물도 = 통영항에서 뱃길로 26㎞ 떨어진 소매물도는 통영이 보유한 570개의 섬 중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손꼽힌다.

매물도는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섬 등 3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소매물도 등대길은 가는 곳곳이 비경이다. 탐방객 뒷편으로 등대섬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하루에 두 번 바닷길이 열려 물때를 맞추면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섬의 정상 망태봉(152m)에서 내려다보는 한려수도는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다. 해안에 위치한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은 남해 제일의 비경이라 부를만 하다.

정상을 넘어 등대섬 쪽으로 향해 한참을 내려가면 섬 선착장 반대편의 바닷가에 도착한다.

섬의 촛대바위 등 깎아지른 해안절벽을 따라 기하학적 형상을 이루는 암석 경관은 푸른 바다와 한데 어우러져 바라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연대도 = 연대도는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영의 수군들이 왜적의 침입을 알리기 위해 섬 정상에 연대(煙臺·봉화대)를 설치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을 그대로 따왔다.

연대도로 가기 위해서는 통영 산양일주도로의 중간에 위치한 달아항을 찾아야 한다. 연대도로 가는 배가 오전 7시50분부터 하루 4차례 운항한다.

연대도 지겟길은 말 그대로 지게 하나 지고 지나갈 수 있는 소박한 오솔길이다. 2.5㎞ 탐방코스 내내 울창한 숲길 사이로 보이는 바다 조망과 섬의 풍경이 일품으로 산책하듯이 걸어도 3시간이면 족하다.

한때는 섬 주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길이었지만 지금은 생태탐방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선착장에서 ‘연대도 지겟길’ 입구는 선착장부터 시작되는 도로 위의 파란색 선만 따라가면 된다. 주위 경관을 감상하며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은 600m 지점에 ‘복바위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보면 멀리 욕지도 일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2㎞ 지점에는 또 다른 전망대인 ‘오곡도 전망대’가 나온다.

비진도
비진도

◆비진도 = 통영항에서 남쪽 뱃길로 40여분 떨어진 섬, 비진도. 전국에 이름난 산홋빛 해수욕장으로 널리 알려진 섬이기도 하다. ‘비진도 산호길’은 산홋빛 푸른 바다가 비진도를 둘러싸고 있는 데서 이름 붙여졌다.

비진도는 내항과 외항 두 마을로 연결돼 있다. 비진도로 가는 배는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오전 7시, 11시, 오후 2시30분 등 세 차례 운항한다. 돌아오는 배는 비진도에서 오전 9시30분, 오후 1시50분, 5시에 출발한다. 배는 먼저 내항에 도착해 손님을 내린 뒤 외항으로 향한다.

비진도는 안섬과 바깥섬 등 두 봉우리가 둥글고 붕긋하게 솟아 있고, 두 섬 사이를 긴 사주(산홋빛 해변)가 이어주고 있다. 산호길은 외항 선착장에 도착해 바깥섬 봉우리인 선유봉(312m)에 오른 뒤 하산하는 4.8㎞ 코스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산호길의 최고 절경 감상 포인트는 미인도 전망대로 섬이 아름다운 비진도의 또 다른 이름이 ‘미인도’다. 안섬과 바깥섬이 사주로 이어지는 절경이 바로 이곳에서 펼쳐진다. 김병록·장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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