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절기 살얼음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기고-동절기 살얼음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2.23 16:0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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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권/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안전관리처장
박상권/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안전관리처장-동절기 살얼음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매화나 동백꽃을 보니 다가오는 봄이 실감되지만 겨울이 다 갔다고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올 겨울에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날이 적고 겨울답지 않은 날씨가 계속되었는데도 유난히 살얼음(일명 블랙아이스) 등으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서 인명피해는 물론 사회경제적인 손실이 막대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겨울철 도로는 서리나 수분이 아스팔트 틈사이로 스며들어 얇게 얼어붙은 얼음막 위에 눈이라도 내려 살짝 덮는다면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빙판길이나 눈 내린 이후 제설용 염화칼슘과 뒤섞인 슬러시 상태의 도로를 만나 차가 미끄러질 경우 당황한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고 차량회전으로 제어하기 힘든 상태가 되어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14일 상주-영천 고속도로 서군위 IC부근 산 아래 내리막도로에서 적은 비에 얼어붙은 블랙아이스로 인해 44대 연쇄 추돌하여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치는 대형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 경남에서도 지난 1월 6일 합천 내리막 구간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해 차량 41대가 2차에 걸쳐 연달아 추돌하면서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기습적인 한파로 눈이 내린 지난 17일 남원 사매2터널 입구 100m 지점에서 바퀴에서 떨어진 눈이 녹아 얼어붙은 블랙아이스로 인해 30여대의 다중추돌 대형교통사고가 발생하여 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렇듯 도로 위 지뢰로 불리는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는 교량 위, 터널 진출입구, 산 아래 그늘진 커브길, 비탈면 구간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산악지방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도로를 만들려면 산과 산을 연결하는 터널을 뚫고 교량으로 잇다보니 동절기 사고에 취약한 구조를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계절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로 설계단계는 물론 시공에 이어 유지보수 관리까지 꼼꼼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간을 통과하는 운전자도 감속하면서 차간거리를 늘리고 급가속, 급차로 변경은 삼가하며 추월이나 과속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면서 브레이크 페달도 나누어 밟아야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특히 위험물 운송차량을 포함한 사업용 운전자와 운수업체 안전관리자는 운행노선 선정에 앞서 기상정보 및 도로상황, 통행시간 등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의하면 동절기(12~2월) 교통사고는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5만1483건이 발생했고 사망자도 934명이나 발생하였다. 월별로 살펴보면 12월은 1만8249건에 355명, 1월은 1만7026건에 304명, 2월은 1만6208건에 275명으로 겨울이 끝나 갈수록 사고건수 및 사망자수는 감소추세다. 2013년부터 18년까지 사고건수 및 사망자수 추이를 보면 사고건수는 약간 줄었다 증가하는 정체수준이고 사망자수는 약간 늘었다가 감소하는 추세다. 도로종류별로 살펴보면 국도의 경우에는 12월은 1462건에 47명, 1월은 1400건에 119명, 2월은 1466건에 48명으로 사고건수 및 사망자수가 2월에 가장 많았다. 겨울이 끝나가는 2월이나 3월 초라고 해도 기습 한파나 꽃샘추위가 올 수 있는 만큼 산악지방 등 결빙예상 구간을 통과할 때는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좀처럼 줄지 않는 살얼음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서는 결빙 취약구간의 사고의 심각성이나 면적 등을 고려하여 온열매트를 깔거나, 염화칼슘이나 결빙방지액 등을 뿌리고, 가변형 속도구간 단속이나 과속단속기, 드론 순찰·관제 등을 활용하자. 통과하려는 차량 운전자에 대해서도 도로교통정보판(VMS) 표출과 내비게이션 음성메시지, 드론 등으로 사고 위험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철 기상 악화에 대비한 도로상태 수시점검 및 자동차 관리 철저 등으로 잠재적인 교통사고 요인을 줄여 나가려는 운전자와 관리자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나아가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생긴 노면 틈에 제설용 염화칼슘 등이 스며들고 과적차량 통과로 손상된 도로가 움푹 패여 생긴 포트홀 등에 봄비라도 내려 덮으면 도로위 지뢰로 변할 수 있는)해빙기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전점검 및 보수작업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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