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 만에 첫 여성 원장’ 경남도농업기술원 최달연 원장
‘112년 만에 첫 여성 원장’ 경남도농업기술원 최달연 원장
  • 정리/황원식·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20.02.23 17:30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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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시대 다함께 잘사는 농업·농촌 만들겠다”
▲ 최달연 원장은 “대한민국의 농업을 선도하고 도민과 함께 성장하여 다함께 잘사는 농업·농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36년 경험 바탕으로 농업 기술 발전에 노력

젊은 인력 확보·스마트 농업 등 중점 추진
조직 강화로 도민 양질의 서비스 기틀 마련
농기원 이반성 이전 2026년 조기 준공 목표


경남도농업기술원 제23대 최달연 원장은 개원 112년만에 탄생한 최초의 여성 원장이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1908년 진주종묘장으로 개장한 이래 22대까지 남성이 줄곧 원장을 맡아 왔지만 개원 112년 만에 처음으로 최 원장이 여성 원장이 된 것이다. 최 원장은 실무형 인재로 평가받으며, 농업기술분야에서 오랜 시간 두껍게 덮여 있던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월 2일 취임한 최 원장은 경남농업의 발전과 기술개발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경남농업의 총본산인 경남도농업기술원을 이끌고 있는 최달연 원장을 만나 경남농업의 현주소와 과제, 미래 등을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대담 / 김영우 편집국장

-112년 경남도농업기술원 역사상 첫 여성 원장이 됐는데 소감을 말해 달라
▲먼저 응원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원장으로 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해결하는 상담사 역할을 하면서 농업인들의 응원을 많이 받았습니다. 경남도의 농업기술을 책임지는 수장이 되어 영광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습니다만, 아낌없이 보내주신 ‘응원’에 힘입어 경상남도 농업인과 도민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으로 경남농기원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가장 먼저 젊은 인력을 확보하는 사업입니다. 경남농업기술원에서는 찾아오는 경남 청년 농업인 육성 사업으로 청년농업인 영농 정착 지원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지역 시군단위 원스톱 청년농업인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신규 청년농업인의 유입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성장에 동력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둘째, ‘경남형 스마트농업 기술개발과 기반구축’입니다. 생산성 향상과 지속가능한 농업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스마트농업 실용화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ICT 융·복합 스마트 팜 기술을 개발하고 미래성장을 주도하는 스마트 팜 빅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세번째는 신선농산물 수출 확대와 현장기술지원 사업입니다. 딸기, 버섯, 미니파프리카 등의 신선농산물 수출 맞춤형 품종을 연구개발하고 신선농산물의 수송 안전성 강화 및 수출규격화를 위한 기술을 보급하는 등 22년 연속 신선농산물 수출 1위를 달성하기 위해 농가 현장애로 해결 기술지원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넷째, 농산물 가공 산업 현장 밀착지원으로 가공창업 활성화입니다. 우리도 생산량이 많은 양파와 마늘, 과일 등의 경우 출하량에 따른 가격변화가 심하고 생과에 비해 가공·소비 비율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보급 하고 시·군 농산물종합가공센터의 창업보육을 통해 소규모 창업 기술지원에 힘을 쏟고, 지역대학, 중소기업, 선도농업인 등과 연대하고,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확산토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소비자 선호 신품종 육성 등 농업 신성장동력 창출입니다. 종자 확보는 미래농업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내외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종 개발로 로열티를 주던 나라에서 받는 나라로 바뀔 것이며 종자를 통해 농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곤충산업의 새로운 기능성을 규명하고 고부가 신소재 개발로 소비를 확대시켜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습니다.

-원장 임기 중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농업기술원 조직을 강화시켜 도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기틀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미래먹거리 산업인 곤충에 대해 계 단위로 연구하는 것을 유용곤충연구소로 승격 시키고 타도에 비해 낮은 연구관 비율을 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농업 비중이 약해지게 되면서 농촌지도공무원은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이후 47%가 감소하였는데, 최근 4차 산업혁명과 농촌자원 활용 등 최신 농업의 변화를 주도할 농촌지도공무원 증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선순환 구축되어야만 농업과 농촌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경남농기원이 최근 이뤄낸 주요 성과를 들자면
▲전년도 로열티 확보와 수입의존 대체를 위한 우수 품종개발 54건과 산업재산권 11건을 획득하고 영농현장 기술로 발전시켜 농가에 보급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생산비절감과 지역특화작목육성, 미래농업 전문 인력 양성에 앞장섰으며, 농업인이 안전하게 영농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소비자가 찾는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전 직원이 노력한 결과 2018년에는 전국 농촌진흥사업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고 전년도에는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2년 연속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과일과 꽃 등의 신품종도 적극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농작물 진단처방 관리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산림·농정 등과 협업방제를 적극 추진한 결과 돌발해충 피해율을 26%나 줄였습니다.

아울러 신선농산물 가격안정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12개 시군농업기술센터의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중심으로 가공창업 보육을 실시한 결과 가공 상품 700여건을 개발하고 350여명이 신규창업 하였으며, 농촌교육농장을 전국 최다로 123개 육성하고 41개소에 대해 농촌진흥청 품질인증을 획득하여 도 내 소비자에게 양질의 농촌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최다 품질인증 농촌교육농장을 육성했습니다. 나아가 대한민국 농업발전을 위해 농업기술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청년농업인 육성과 글로벌 인재양성 신기술 농업전문교육을 실시했으며, 지난 2015년에 이어 2019년에도 강소농 우수기관 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경남농업의 위상을 알렸습니다.

최달연 원장이 파프리카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달연 원장이 파프리카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이전문제에 대해 도민들의 관심이 많은데 왜 이전하게 되나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진주종묘장으로 출발해 1982년 2월 부산 도 청사에서 진주시 초전동으로 통합 이전했습니다. 기존 연구시설의 노후와 주변지역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악화된 연구 환경, 그리고 급격한 도시팽창 등으로 농업기술원을 도심 밖으로 확장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으며 진주부흥프로젝트인 초전 신도심 개발과 연계한 이전이 가시화되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현재 이전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사업비 1866억원을 투입해 이반성면 일원 토지 57만6000㎡ 규모에 건축물 6만㎡를 짓고 2026년 완공할 계획입니다. 2019년 4월 지방재정투자심사 결과 조건부 승인을 통보 받음으로써 공유재산 관리계획 및 청사 신축 비용공개 등 절차를 이행하고 기존 시설에 대한 매각 등 활용방안 및 연차별 안정적 자체재원 확보가 마련됐습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한 토목 및 건축에 대한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설계의 경제성 검토, 각종 영향평가와 문화재 지표조사 등을 추진합니다. 또한 2021년~2022년까지 진주시 이반성면 일원에 토지 보상을 추진하고, 2022년 하반기부터 토목공사와 건축공사를 병행하여 추진함으로서 당초 2027년 공사 준공을 2026년 6월로 1년 6개월 단축하여 조기 준공한다는 계획입니다.

-농업인들의 고령화 부녀화로 건강관리가 중요한데 어떤 대책을 추진하고 있나
▲농촌이 고령화, 부녀화로 되면서 농업작업 관련 질병 발생률 또한 70대 이상 고령자, 여성에게서 높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농업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안전을 저해하는 불안전한 작업 관행을 개선해야 합니다. 직접적인 농작업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안전장비를 선정 보급하고, 작업자를 위험요소에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보호 장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계적, 물적 안전조치도 중요하지만 농업인 스스로 안전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농업인이 안전관리 기록부를 작성하고 작업장 내 안전수칙을 지키고 안전관리를 실천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와 교육 실시하고 있으며, 잘못된 작업 자세로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 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남 농산물의 해외수출을 늘리기 위한 방안은
▲우리나라는 한미, 한중 등 세계 55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고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 충돌 등으로 많은 농업인들이 걱정과 시름이 큽니다만 ‘위기는 곧 기회’ 라는 말이 있듯이 자유무역협정을 통한 발상의 전환과 산학관연이 지혜를 모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기술과 아이디어, 정보를 통한다면 우리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찾아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원에서 개발한 신선농산물 신선도유지기술을 이용하면 농산물의 저장성 향상으로 수입국에 보다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함으로서 소비 증가와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 됩니다. 아울러 파프리카, 딸기 등 수입국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우수품종 개발로 농산물 수출에 적극적인 지원, 고품질 안전농산물 생산과 철저한 위생관리, 수출농산물 현장 지도를 강화 하겠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팜 기술 확산을 통해 노동력부족 문제해결과 맛과 모양 등이 규격화되고 최대한 생산으로 외국 농산물과 경쟁에서 대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경남농기원에서 자체 개발한 농작물과 경쟁력을 소개해 달라
▲경남의 효자작목인 딸기 수확을 앞당기고 수출에 적합한 품종육성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연구개발한 ‘금실’, ‘홍실’, ‘아람’, ‘금화’, ‘은화’ 5개 딸기 신품종을 국립종자원의 2년간 재배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품종보호권을 획득했습니다. 이중 ‘금실’은 당도와 경도가 높고 복숭아향이 나는 중대과형으로 수확시기가 빠른 촉성재배용 품종으로 전년 베트남, 괌 등 250t을 수출했으며 올해 72㏊를 보급했고 전국 9개소에서 농촌진흥청 신품종 시범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국산 미니파프리카 13종을 개발했으며 그중 ‘라온’품종은 2018년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을 수상했습니다. 추석용 단감 ‘올누리’는 단감 수확시기를 혁신적으로 단축하여 11월 집중 출하되는 시기를 피하여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품종으로 추석이 빨리 든 해에도 선물과 생식용으로 우수한 단감입니다.

버섯의 경우는 세계 최초 새송이 버섯 유전체 해독과 형질분석을 통해 분자육종을 위한 연구기반을 마련해 만가닥버섯 ‘햇살’ 품종과 새송이버섯 ‘애린이칸’ 등 4품종을 개발했습니다. 이 품종들은 해마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2016년에는 5078t(1억7149만 달러 상당)이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꽃 색깔과 모양이 우수하고 줄기가시가 없어 국내외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32만본을 수출한 장미품종 ‘햇살’은 2019년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을 수상하여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높은 생산성으로 재배농가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경남 농업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세계화, 개방화, 그리고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이하여 다함께 잘사는 농업·농촌 만들기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논 이용 다양화 기술과 생산비 절감 등 식량작물 안정생산 기술 개발, 국민들이 우리 농산물을 안심하게 먹을 수 있도록 친환경 안전 먹거리 관리기술 개발, 경남도의 핵심 산업인 원예작물의 지속적인 성장을 꽤하기 위한 우수품종 개발 등 원예작물 경쟁력 향상 기술 개발, 그리고 각 지역 5개 연구소에서 양파, 마늘, 단감, 사과, 화훼, 약용작물 등 지역특화작목의 실용화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연구·개발된 신기술을 농가에 보급하고 수요자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나 애로사항을 해결 해 주고, 농촌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농촌생활자원 사업 활성화, 지속가능한 전문농업인력 육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경남도농업기술원은 디지털 농업시대 대한민국의 농업을 선도하는 경남의 농업·농촌을 만들 것을 다짐하면서 전 직원이 소통하고 도민과 함께 성장하여 다함께 잘사는 농업·농촌을 만들겠습니다.

■최달연 원장은
최달연 원장은 산청 출신으로 경남과학기술대를 졸업하고 1984년 통영군, 충무시 농촌지도소를 시작으로 농촌지도직 공무원에 발을 들여 놓은 뒤 경남도농업기술원으로 전입한 후 농촌지도관으로 승진해 농촌자원과장 등 다양한 자리를 거쳤다. 농림부 장관 표창(2000년)과 국무총리상(2008년), 근정포장(2016년)을 수상하면서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최 원장은 재직 중에 주경야독을 통해 경상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경상대 농생명과학대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농촌여성을 위한 기술교육의 활성화 방안’ 외 7편의 논문과 기능성김치, 키즈푸드, 실버푸드 외 13종 특허를 받았다. 정리/황원식·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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