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첫 우승’ 임성재 “코로나19로 힘든 국민에 위로되길”
‘PGA 첫 우승’ 임성재 “코로나19로 힘든 국민에 위로되길”
  • 연합뉴스
  • 승인 2020.03.02 16:56
  • 1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9전 50기 끝에 한국인 7번째로 우승 감격
▲ 임성재가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팜 비치 가든스에서 열린 혼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한 임성재(22)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생하는 한국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임성재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까지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쳐 우승했다.

PGA 투어 데뷔 후 50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의 영예를 안은 임성재는 지난 시즌 신인상 수상에 이어 PGA 투어에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한국 선수가 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임성재가 통산 7번째다.

임성재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한국 선수로서 한국인 모두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었다고 한다(2일 0시 기준 4212명). 날이 갈수록 많아져서 걱정이 좀 된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주도 ‘동향’인 양용은(48)의 2009년 우승 이후 11년 만에 다시 한국 선수로 혼다 클래식을 제패한 임성재는 “항상 우승 기회가 몇 번 있었고 상위권에 자주 있었던 경험을 잘 살려서 오늘 경기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15번 홀 시작할 때 1타 차로 뒤지고 있어서 ‘공격적으로 쳐 보자’고 했는데 페이드 샷이 잘 돼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코스인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125야드)의 15번부터 17번 홀을 일컫는 '베어 트랩'은 난코스로 유명한 홀들이지만 이날 임성재는 이 세 홀에서 2타를 줄이며 1타 차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15번 홀 버디가 나오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15번 홀 버디와 16번 홀 파, 17번 홀 버디로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며 “지난 사흘간 15번과 17번 홀에서 실수가 있었는데 오늘은 공격적으로 친 것이 내 뜻대로 잘 갔다”고 돌아봤다.

17번 홀에서 1타 차로 따라붙던 매켄지 휴스(캐나다)가 긴 거리 버디에 성공한 장면에 대해 임성재는 “그래서 정신이 더 번쩍 들었다”며 “그래서 나도 버디 퍼트를 꼭 넣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휴스를 1타 차로 앞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임성재는 벙커샷을 홀 1m도 안 되는 곳으로 보내 파를 지켰다.

임성재는 “이번 주 벙커샷이 잘 돼서 자신 있게 쳤다”며 “앞서 몇 차례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렇게 우승을 빨리하게 돼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생애 첫 PGA 투어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임성재는 자신의 라운드를 모두 마치고 대기실에서 TV를 보며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쫓아왔을 때, 임성재는 연장전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 카메라에 잡힌 임성재는 손에 바람을 불어 넣고 있었다.

이에 대해 임성재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주려고 공 몇 개에 사인을 했는데, 잉크가 덜 말라서 말리려고 그랬다”고 설명하며 여유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팀 대표로 출전한 게 경험상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임성재는 “굉장한 경험이었다. 인터내셔널팀 선수 모두가 이기려고 노력했다. 그런 대회를 치렀기 때문에 부담감을 이겨내는 방법도 배웠고, 그래서 오늘도 많이 떨리진 않았다. 프레지던츠컵 대회가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출전을 확정한 임성재는 "다른 메이저 대회는 다 참가해봤는데, 마스터스는 올해 처음으로 출전하게 됐다. 꼭 한번 예선을 통과하고 싶다. 메이저에서 좋은 성적을 내보고 싶은데, 그게 마스터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던 임성재는 “그런 경험을 했었기 때문에 긴장감 속에서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작년에 신인상을 받고 좋은 우승 기회를 몇 번 놓쳤었는데, 그래도 아직 어린 나이에 우승해서 영광”이라고 기뻐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