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서부경남은 소외지역?
도민칼럼-서부경남은 소외지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03 15:4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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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서부경남은 소외지역?

큰소리 땅땅 치고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난 2월 29일 지리산문화예술학교 입학식을 하겠노라고 했지만 결국 하지 못했다. 함께 모여 친교 하는 6월 13일로 멀찍이 미뤄 놓았다. 난데없는 복병인 신천지사태가 터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대구 감염자가 3월 2일 오전 기준 3081명이라고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뉴스 브리핑 때 마다 나와 울상을 지으며 하는 말이 병상 부족이다. 타 시도에 환자를 받아달라고 읍소하니 광주에서는 중증환자까지 60여명을 받겠다고 하고 서울 경남 충주 등 전국에서 손을 내밀고 있다. 우리 경남은 어떤가? 아니 우리 서부경남은 어떤가? 3월2일 오전 기준으로 경남에는 주소만 경남에 둔 2명을 제외하면 62명의 확진자가 있다. 시·군별로는 창원이 17명으로 가장 많고 거창 11명, 합천 8명, 김해 6명, 어제 추가된 거제와 밀양 창녕이 각각 4명, 진주와 양산, 고성이 각각 2명, 남해와 함양이 각 1명이다.

지금은 그렇다. 더 늘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코로나19는 전파속도가 빠르다. 전파속도가 빠른 반면 치사율은 낮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는 예외다. 나이 든 어른들이 많은 지방이나 시골은 그래서 걱정이 크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코로나19도 독감처럼 해년마다 올 수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4년에 한번 씩은 이런 악성바이러스가 지구를 돈다.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 등등 이름만 들어도 심난하다. 이런 감염은 음압시설을 갖추고 격리할 수 있는 병동이 있어야 한다. 이익을 우선할 수 있는 병상이 아니기에 나라에서 운영해야 하는데 인구 1만1280명이나 지역에 공공의료시설이 마산의료원 한 곳 밖에 없다니! 그나마 있던 진주의료원은 홍준표 도지사 때 폐쇄가 되었다. 만약 신천지사태가 서부 경남에서 일어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감염이 된 것도 불안한 일인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격리가 된다면 심적으로 얼마나 두렵고 부담스럽겠는가! 최소 시를 중심으로 한 곳 이상은 공공의료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그나마도 없애버렸으니 이 의료공백을 어찌할 것인가? 2009년 신종플로 치료 거점병원으로 지정되어 1만2천명을 진료하고 498명의 확진자를 치료하면서 큰 역할을 한 병원을 어떻게 그리 쉽게 폐업시킬 수 있었는지 하동에 살면서 진주의료원 폐업이 정말 많이 걱정되었는데 오늘날 코로나19사태를 맞이하니 더욱 안타까운 일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지난해 말 진주권인 사천 남해 하동 산청 진주를 공공병원확충지역으로 선정해서 현재 공론화를 거쳐 경남도가 절차를 밟고 있다. 가뜩이나 여러모로 소외를 느끼는 서부경남에는 모든 것이 다 열악하다. 교통도 산업도 공공시설도 천혜의 환경자원을 가지고 있어도 이런 인프라가 없으면 우리끼리만 자화자찬하다가 끝나게 된다. 그래서 엑스포와 같은 국제행사를 유치하려고 애를 쓰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기본은 있어야 그런 유치경쟁에 끼어들 텐데 우리 서부경남은 없어도 참 많이 없다. 너무 고여서 그런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밀어주면 결과는 이렇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기저질환을 가진 노약자가 죽어나가고 확진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번 주말이 고비라고 한다, 그때까지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흥분한 아나운서의 소리를 듣는 것도 불편하다. 화개 사는 지인 왈 얼마 전 구미에 사는 친부모 상을 다녀온 주민에게도 감염지역을 다녀왔다고 눈총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기가 막혔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인심이 야속하기도 하고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 와중에 기쁜 소식도 들린다. 신약 개발에 박차를 기한 결과 코로나19전용치료제의 임상시험이 1차 완료되고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한다. 현재도 치료는 가능하다. 말라리아 치료제나 에이즈 치료제와 더불어 일본에서 만들어진 신종플로 치료제인 아비간도 들여오려고 한다. 예방접종에 필요한 백신도 정부가 공고를 냄으로서 빠르게 진행 중이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내일 일을 모르는 것이 우리 인생이지만 앞서 걱정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지 않는가. 우리는 ‘그 놈이 그놈’이라며 정치를 혐오하지만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이 정치다. 이 사태를 계기로 우리 서부경남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위해서 누가 우리를 대변해 줄 것인가도 잘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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