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신성·인성·수성
아침을 열며-신성·인성·수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05 16:1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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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신성·인성·수성

사람에게는 세 가지 성질이 있다. 바로 신성, 인성, 수성이다. 신성은 신과 같은 것이고 수성은 짐승과 같은 것이며 인성은 사람 같은 것이다. 늘 이것들은 우리 뇌로부터 전신을 타고 들고 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선택하고 행동하느냐에 달렸다. 그동안 인류는 존재하지도 않는 신에 대해서는 무지무지하게 연구를 많이 했다. 지구상에는 우리가 아는 신보다 모르는 신이 더 많다. 오죽했으면 몸이 아프면 만신이 아프다고 했을까. 기술이 발전하듯이 종교도 발전하나 보다.

뻔히 상식과 양심을 벗어난 줄 알면서 부모·형제를 버리며 돈까지 갖다 바쳐가면서 유사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신성, 수성, 인성 모두에게 공통된 것이 있는데 바로 성(性)이다. 이것은 바로 마음이 생긴다는 뜻이니 바로 마음이 만사를 결정한다는 것이 증명되는 셈이다. 이 성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임에도 외면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 성이고 그 성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렇게 숨을 쉬고 있다. 그런데도 성하면 왠지 불편하게 느끼고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요사이는 성희롱에 대한 법적, 사회적 잣대가 크기에 더욱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신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기독교신, 불교긴, 이슬람 신이 사라진다고 인류의 종말이 올까? 신은 인간이 만들었기에 신들이 사라진다고 인간이 사라질 리가 없고 또한 인간이 사라진다고 이미 만들어진 신이 사라진다는 것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다만 인간이 만든 신에 의해 우리 인간이 너무 상처받고 아파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픈 일이다. 인간에게 성이 사라지면 머지않아 인류는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인류 종말이 인간에게는 슬픈 일이겠지만 다른 동물이나 자연에겐 더 없는 축복일지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저지른 환경파괴, 대기오염, 자연훼손 등을 보면 내가 지구라도 가만히 참지 못할 정도이다. 이제 인간은 겸손해져야 한다.

현재의 종교시스템 속에서는 인류의 평화도 가정의 행복도 맞추기가 대단히 어렵게 되어있다. 총알을 아주 많이 주고 깜깜한 밤에 과녁을 맞히라고 하면 몇 발맞추지 못할 것이나 과녁을 훤히 보이도록 하면 아주 많이 적중할 것이다. 잘못된 종교는 세상을 더욱 어둡고 거칠게 만들기 때문이다. 종교는 우리말로 풀이하면 근본이 되는 가르침이다. 인간의 근본은 양심과 상식이며 정신과 생활자세의 근본은 정직, 성실, 책임감이다. 이것이 정성을 만나면 수성을 벗고 인성을 회복하며 나아가 거룩한 성신과 하나 되는 것이다. 결국, 가장 인간다운 삶이 처음이요 끝이다. 종교가 나빠졌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탓을 하지 말고 얼을 깨치면 된다. 그것이 바로 깨달음이다.

차선을 아무리 잘 그어도 지키는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누가 지키느냐?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래서 부처님, 예수님, 알라신에게 들였던 정성을 이젠 가정으로, 자기 자신에게로 가져와야 한다. 모든 신은 차선과도 같다. 차선을 보고 떨지 않듯 부처님, 예수님, 알라신에게 벌벌 떨 일이 없다. 그 분들은 우리가 당당하고 기백 있길 바라지 벌벌 떠는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야 인간에게 책임의식이 커지게 되어있다. 차선 위반하고 중앙선 침범을 했으면 교통스티커를 받으면 되지 무엇 때문에 벌벌 떨어야 하는가? 잘못을 저지르고 무조건 빌기만 하고 안 되면 그 신들에게 온갖 책임을 떠넘겼던게 지금까지의 역사였다면 이젠 인간의 책임을 되찾아야 한다. 전쟁과 테러 그 모든 것이 신의 뜻이라고 사기를 치고 범죄를 저질러도 죄의식이 없는 것은 신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강변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약삭빠른 인간에 의해 신들은 무척 명예훼손을 많이 당해왔다. 목회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믿으면 사람이 죽지 않는다.

즉 영생한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해가며 혹세무민하고, 살아서 가족, 친구와도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 죽어서 천국, 천당을 간다고 하니 개가 웃을 일이다. 돈과 권력 아래서 신성을 빙자한 타락한 종교를 맹목적으로 믿을 것이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은 바로 얼을 깨치는 일이다. 얼을 깨닫지 못하면 얼간이가 되는 것이다. 얼은 밝고 맑으며 순수하며 강한 마음이다. 지구가 이렇게 괴상한 질병 속에 신음하는 이유는 인간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얼이 혼탁해지면 지구는 병들어 간다.

수십억 년 인고의 시간 속에 어렵게 인간을 내어 지구의 영장으로써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를 한 지구가 인류에 의해서 지금 깊은 시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배은망덕이라고, 내가 지구라면 이 인간들을 더 이상는 그냥 두고 싶지 않다. 우리는 아무도 지구 자체를 등기하여 소유할 수가 없다. 일정기간 임대를 하여 살다 간다. 지구 자체가 내 것이 아닌데 그 안에 있는 내 집이 내 것이라고? 내 몸이 내 것이라고? 이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모든 문제는 이 착각에서 비롯된다. 빌려쓰는 사람은 염치가 있어야 한다. 인간성 회복은 거룩한 신성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어딜가던 염치있는 인간이 되자. 그것이 지구를 빌려쓰는 인간의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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