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난 코로나19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배운다
아침을 열며-난 코로나19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배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08 14:4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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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난 코로나19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배운다

코로나19가 나를 돌아보게 한다. 이 사태를 수습하려고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나마 감사함을 보낸다. 일상적인 생활이 깨어지면서 나를 둘러싼 삶을 돌아볼 여유를 주었다. 바쁘게 뭔가를 이루려고 다급히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이 정지한 느낌이다.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중 3분의 2를 차지했던 것이 하루 종일 집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지낸 지 두 달이 되어간다. 모든 물품은 인터넷으로 배송을 받고, 24시간 인터넷과 TV랑 친구를 하고 지내니 부족함이 없다. 아마 ‘덕후의 삶’이 이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직장 생활을 접고 집순이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노래 불렀다. 추운 겨울이나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는데 갑작스런 이 사태는 봄이 왔음에도 실내 생활만을 지속하고 있다. 갑갑함을 못 견뎌 밖으로 나가게 되어도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조용한 곳을 산책하는 정도이다. 봄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니 매화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을 찾아가 보고 싶다. 용감한 사람들이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주니 난 그것으로 대리만족을 한다.

가까운 주변에만 관심을 갖다가 사회의 다른 면도 보게 된다. 조직 사회는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부분에서 늘 인간의 양면을 본다. 마스크만 놓고 보자. 공적 마스크 판매처 앞에는 오늘도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한 쪽에서는 이번이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매점매석을 하고 있는 이가 있는 반면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해 보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몇몇 착한 기업들은 마스크 가격을 올리지 않고 생산되는 물품을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아이디어를 찾는다. 30매, 20매, 10매, 5매로 구입 수를 제한하는가 하면 판매로 인해 사이트 접속 피해를 입히니 접속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접속해서 판매 사이트의 서버가 다운되어 다른 업무를 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는 매크로 조작을 통해 한꺼번에 사들여 두세 배의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이들도 생겨났다. 이것을 막고자 한 ID당 일주일에 한번만 구입을 제한하는 묘책이 동원되기도 한다. 구입이 힘든 이들을 위해 마스크 만드는 아이디어들이 인터넷과 동영상 사이트에 소개되면서 직접 만들어 써보라 권한다. 정부는 이제 수급 조정을 위해 5부제 마스크 공급 책을 내놓았다. 긴급히 필요한 이들에게 양보하고, 마스크 대란도 조속히 잠재워지기를 희망한다.

코로나 사태는 디지털 경제로 자리매김한 우리의 시장 경제의 상당한 부분을 온라인플랫폼 속으로 변화하고 있다. 서서히 변화 성장하고 있던 많은 영역이 빠르게 온라인플랫폼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홈코노미’의 확산이다. 외식업의 오프라인 영업점들은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온라인 영업점들의 배달 서비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영화관, 음악 공연을 즐겨 찾던 이들은 드라마와 영화 관련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로 집안에서의 지루함을 달래고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사태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업은 재택근무를, 학교는 온라인 강의 지원책을 찾고 있다.

중국의 우한시에서 시작을 알릴 때만 해도 중국의 일이거니 곧 끝나리라 생각했다. 지금은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한 지혜 모으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손이 필요한 부분에는 자원봉사자의 수가 늘어나고 자발적 시민 참여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오늘도 방송에서는 정부가 지침을 발표하고 올바른 시민의식을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 감염병이니 접촉을 피하면 된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확산 차단을 위한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2m) 두기’인 완벽한 ‘자가 격리’만이 해결책임을 숙지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조금의 방심이 진정 국면에 접어드려는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화합으로 이 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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