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칼럼-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09 14:5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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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자 군집동물의 본성이다. 집단은 지도자가 없으면 유지되지 않는다. 5000년 동안,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신하들은 왕에게 의지하고, 왕은 종교나 신에게 의지했다. 그리고 왕은 신의 이름으로 백성을 통치했다. 지금은 신이 헌법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믿는 신은 많다. 하지만, 세상의 신은 많아야 하나만 진짜이고, 최악의 경우 모두 가짜이다.

서로 상대방이 가짜라고 비난하기 때문이다. 윤회가 있든지 없든지 둘 중 하나이다. 따라서 유일신교와 불교는 양립할 수 없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거짓말쟁이다. 뿌리가 같은 유일신교인 회교와 기독교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거짓말쟁이이다. 회교에 의하면 예수는 피조물인 ‘인간 예언자’일 뿐이고, 기독교에 의하면 예수는 ‘창조주 하나님’이다. 따라서 기독교가 보기에 회교는 거룩한 창조주 하나님인 예수를 피조물 인간이라고 부르는 신성모독을 저지르고 있고, 회교가 보기에 기독교는 피조물인 인간 예수를 감히 하나님이라 부르는 어처구니없는 신성모독을 저지르고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가 사후에 회교지옥에 가든지 회교가 사후에 기독교지옥에 가든지 둘 중 하나이다. 하지만 불교가 보기에 두 종교는 쓸데없이 다투고 있다. 창조주라니? 둘 다 헛소리를 하고 있을 뿐이다. 자꾸 어리석은 소리를 하면 멍청한 동물로 환생한다.

기독교와 회교가 전쟁을 일으켜 서로 학살하는 것은 신성모독을 저지르고 있는 상대방을 빨리 자기들 지옥으로 보내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어차피 아무리 말해도 안 듣는 시꺼먼 염소 같은 자들은 살아있어 봤자 죄나 더 지을 것이니 빨리 없애는 것이 서로 좋다. 그런데 양측 사망자들 중 한쪽은 절대로 상대방 지옥에 가지 않는다. 두 종교가 동시에 참일 수는 없으므로 한쪽 지옥은 존재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 종교가 이런 지적을 받고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불교가 나선다. 미망에 빠져 서로 증오하고 살해했으므로 둘 다 우리 지옥행이다. 이렇듯 모든 종교는 서로 부정하고 있고, 많아야 한 종교만 옳을 것이므로 대다수 종교인은 지독한 망상 속에서 사는 셈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면 종교인들은 비종교인들에 비해 망상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다. 신앙심이 깊을수록 중증 망상증환자일 가능성이 급증한다. 재미있는 결론이 아닌가? 그러므로 우리가 할 일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그리고 특정 종교와 무관한 황금률에 따라 사는 것이 답이다. 모든 종교에는 인류가 축적한 지혜의 황금률이 들어있다.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지나치게 술을 마시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효도하라, 증오하지 말라, 사랑하라, 해를 끼친 자에게 관용을 베풀어라. 내가 당하기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행하라,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하라, 보답 없이 선행을 행하라, 어려운 이들을 도와라, 약자를 감싸라, 악과 타협하지 말라, 탐욕을 멀리하라, 마음을 가난하게 하라, 집착하지 말라, 겸손하라, 모든 일에 감사하라 등등 무수히 많은 가르침이 있다. 아마, 다 모으면 어느 종교경전보다도 양이 많으리라.

이런 가르침에 충실하면 신이 있건 없건, 지옥이 있건 없건, 성직자들이 협박하건 말건 개의치 않고 자기만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을 하지 않아도 자기들 신을 믿으면 구원을 얻고 천국에 간다고 가르치는 종교가 있다면, 그 종교는 악마의 종교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종교를 잘못 믿으면 절대자의 백으로 손쉽게 구원을 얻으려는 한탕주의적 무임승차철학 때문일 것이다. 선행을 하지 않고도 예수만 믿으면 혹은 아미타불만 믿으면 천국이나 극락에 갈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쉽고 편한 복된 길인가? 종교적인 ‘은하철도’나 ‘UFO’가 아닐 수 없다. 인간 세상에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서로 반목하면서 편협하고 폭력적인 신들 때문이다. 인류가 이만큼 국제적인 평화를 이룬 것은 종교를 초월한, 즉 신을 초월한 유엔과 같은 세속기구 덕이다. 우리 삶의 주변에 실재하는 악당들로부터 구원을 하는 것은 헌법이지 신이 아니다. 낙원이나 천국은 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값싸고 더러운 걸레가 세상을 정화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컬한가? 신천지를 갈구하다가 이 나라가 코로나라는 고립무원의 별천지가 되어 버렸다. 국민들은 모두가 일상이 정지된 것 같다고 아우성들이다. 이 일을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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