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14)-덕실대봉농원/시골아재 주이돈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14)-덕실대봉농원/시골아재 주이돈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3.11 18:11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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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내 천직…즐거운 마음으로 웃으며 농사 짓기”
▲ 시골아재 덕실대봉농원 주이돈 대표가 입간판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의령군서 블루베리·마늘·대봉감 등 농사

영농 경력 40년 베테랑…끝없는 배움 단련
경남강소농연합회 회장…긍정 에너지 전도
“행정기관서 최소 생산원가 뒷받침 해줘야”


경남강소농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주이돈(65) 대표는 영농 경험 40년의 베테랑 농부로, 의령군에서 블루베리·마늘·대봉감 등 농사를 짓고 있다. 경남농업기술원 등 컨설팅을 받고 교육에도 꾸준히 참여해 기술을 배우고 있다. 농사가 천직이라 말하는 그는 하우스로 비추는 아침햇살에 큰 행복을 느낄 만큼 매 순간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먼저 회장님의 농장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의령군에서 덕실대봉농원을 꾸려가고 있는 주이돈 입니다. 나이는 65세이며, 가족은 아내와 2남 1녀를 두고 있는데, 막내가 아들인데 아직 장가를 가지 않고 있네요.(웃음)

저의 닉네임(별명)은 ‘시골아재’ 인데요. 이것이 바로 저의 브랜드 명입니다. 저는 시골아재 뒤에 제가 가꾼 작물 이름을 더해 ‘시골아재 대봉감, 시골아재 대봉곶감, 시골아재 마늘, 시골아재 블루베리’ 이런 방식으로 브랜드와 작물을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배작목과 면적은 얼마정도 되시는지요
▲제 농원 이름이 덕실대봉농원이니까 당연히 대봉감이 가장 많습니다. 6000평 규모의 과원에서 유산균 대봉곶감 약3t, 시골아재 대봉감 말랭이를 약3~4t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에 수출도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차지하는 것이 마늘입니다. 몇 년 동안 우리지역 일반농가들이 심는 난지형 마늘을 많이 재배 했는데요. 전년도에 이어 올해에도 항암성분이 높고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좋다고 하는 국산 홍산마늘을 3000평 정도 심었습니다. 그리고, 난지형마늘을 약 1000평 심어서, 마늘 농사는 대략 4000평 정도 되네요.

그리고, 시설하우스 2000평에는 블루베리를 7개동 친환경 양액재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시는데 영농경력은 얼마나 되셨습니까
▲군 제대 이후 줄곧 농사를 지었으니, 대략 40년은 된 것 같습니다. “나에게 농업은 천직”이라는 생각이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더욱 깊어집니다.

-농장을 둘러보니 하우스의 블루베리와 마늘밭의 마늘이 출하 시기가 임박한 것 같은데, 판로는 어떻습니까
▲홍산마늘은 전년까지는 전량 직거래를 통해서만 판매 했는데요. 올해도 홍산마늘은 직거래만으로 판매할 생각입니다. 6월 초가 되면 수확해서 자연건조 후에 6월 말부터 사전 예약 접수받아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블루베리는 지금 한창 익어가고 있는데요. 지난해 12월 2일에 꽃이 피어서 수정벌을 넣었고, 2월 하순부터 공판장에 출하되기 시작하여 3월 초순부터 본격 출하가 됩니다. 5월 중순까지 출하를 완료할 예정이고요. 노지 블루베리가 출하되기 전에 수확을 마칠 생각입니다.

주이돈 대표가 블루베리 농장에서 아내, 그리고 같이 농사 짓는 분들과 함께 있다.
주이돈 대표가 블루베리 농장에서 아내, 그리고 같이 농사 짓는 분들과 함께 있다.

-블루베리의 생산규모는 얼마정도 되십니까
▲올해가 첫 수확이라 정확한 양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약 5t 정도는 될 것이라고 봅니다. 대략 1500주 정도 식재되어 있어서 1주당 3kg만 넘어가면 5t 정도는 될 것 같고, 그 정도 수확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면, 대략 6월 정도까지가 농번기일 것 같습니까
▲사실은 1년 내내 바쁩니다. 하지만 3월부터 블루베리가 본격적으로 출하되고, 4월 말에는 마늘쫑 제거 작업을 해야 하고, 5월 말에는 마늘을 수확해야 합니다. 올해에는 아마도 3월부터 5월까지는 블루베리 수확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 같습니다.


-재배하는 작목을 보면 블루베리는 과일이고, 마늘은 채소, 대봉감은 과수인데 작목들의 특성이 서로 상이할 것 같은데 그에 따른 재배기술이나 지식들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대봉감은 의령군 지역 특성에 맞는 품목이라서 주위 많은 분들이 재배하고, 의령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영농교육을 통해서 많이 배워왔습니다. 배운 것들을 실천하고, 선진지 견학과 농가방문을 통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에 그분들의 노하우를 더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쌓아 왔습니다.

또한 경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성낙삼, 박남식 선생님이 시기별로 농장에 방문하시어 생산기술과 경영기술을 컨설팅 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지금도 수시로 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복습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었습니다.

-현재까지 농업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나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있으시다면
▲제가 농사가 저의 천직이라고 말씀드렸지요. 이른 아침 블루베리 하우스에 왔는데 2중 비닐을 걷어 올리면서 하우스 안으로 들어오는 눈부신 아침햇살이 블루베리 잎과 열매와 꽃에 반짝거리는 것을 볼 때, 나도 블루베리와 함께 태양의 큰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웃으며 농사지은 농산물을 내가 원하는 가격에, 소비자들이 웃으면서 구입을 하시고, 주변 분들에게 권해주시고 하는 것이 농부로서의 자부심이자 즐거운 일상이라고 하겠지요.

-농부로서의 철학이 있으시다면
▲우리 집에 손자, 손녀도 있고 아직 200일이 안 된 막내 손녀가 있습니다. 또한 아흔을 바라보는 고령의 어머님도 계십니다. 면역력이 저하된 노모와 세상에 나와서 처음으로 이유식을 먹는 손주에게 줄 수 없다면, 팔아서도 안 되고 생산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철학입니다.

-강소농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셨는지요
▲정부에서 강소농교육을 처음 시작한 지난 2011년부터 교육을 받았고 지금까지 좋은 분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아서 계속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경남강소농연합회 회장을 맞으셔서 도내 18개 시군의 회원들과 함께 걸어가셔야 하고, 그 과정에는 많은 회원들이나 기관들과 협력하여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회장님 개인적으로 회원들이나 기관 예를 들면 행정기관에 바라는 것이 있으시다면
▲회원님들께 당부 드리는 것은 웃으면서 농사를 짓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웃으면서 농사를 지어야 식물들도 잘 자랄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더라도 조리사가 웃으면서 기쁜 마음으로 조리한 것은 에너지가 되고 힘이 되지만, 짜증을 내고 찡그리면서 조리한 음식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농사를 짓는 우리들의 마음 자세가 항상 웃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랑을 담은 그 에너지가 나의 농산물 속에 포함이 되어 있어서, 나의 농산물을 드신 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고 표현은 할 수 없지만 분명히 다르다고 봅니다.

행정기관에 바라는 것은 우리 회원들이 정성과 사랑을 담아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공을 하고 있지만 판매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더욱 많은 소비자 분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농산물을 소포장으로 작은 꾸러미들을 만들어서 소비자들에게 맛보여 드리고, 우리 농산물의 우수함을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함으로써 재구매하도록 하는 기틀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회원 농가의 농가 홍보를 위해서 십시일반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꾸러미에 가격 없이 제공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최소한의 생산원가 정도를 행정기관에서 뒷받침을 해준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쉽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윈-윈(win-win)하면서 함께 갈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지원을 해주기를 행정기관에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항상 생각하고 있는 것은, 경남강소농연합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산물 직거래는 우리가 속해 있는 경상남도의 이름을 걸고, 내가 속해 있는 강소농연합회의 이름을 걸고, 내가 만든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나의 이름과 나의 얼굴을 담아서 소비자에게 선보인다면, 분명 소비자들도 좋아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즐기면서 소비자를 만난다면 좋은 인연을 쭉~이어 갈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경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 주이돈 대표.
경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 주이돈 대표.

-최근에 청년창업농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회장님의 자녀들 연령대인데요. 농사의 선배로서 이것만은 조심해라하고 조언을 주신다면
▲먼저 원칙을 배워라 하는 것입니다. 변칙을 배워서 그 변칙이 원칙이 되어 버리면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주변에서 다양한 조언을 하더라도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어떤 것이 틀린 것인지 분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재배할 품목을 결정하기 이전에 농장을 만들 지역으로 가서, 그 지역 특성(자연환경과 여건 속에서)에 적합한 품목이 무엇인지, 그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작물이 무엇인지를 확인한 후, 기존의 재배방식과 경영방식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up-grade)한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정부에서 융자를 준다고 쉽게 생각하고 덤빈다면 오히려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공부를 하고 좋은 멘토를 만나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성급하게 시작하기 보다는 준비된 농사꾼이 되어서,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농업CEO로서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각오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경남강소농연합회 회원님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도 몇 년 전에 다친 경험이 있는데, 다치고 나서 보면 안전 불감증이더라고요. 말로는 조심하자 조심하자고 이야기를 합니다만, 안전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서 작업에 임하고 점진적으로 성장한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임하셨으면 합니다. 내 몸은 하나라는 생각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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