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포교(布敎)와 선교(宣敎)
진주성-포교(布敎)와 선교(宣敎)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15 15: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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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포교(布敎)와 선교(宣敎)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엄청난 난리를 겪고 있다.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번 신천지교회의 사태는 같은 종교인으로서 볼 때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무릇 종교가 인간과 사회를 정의롭고 이롭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종교단체의 일탈로 인해 전 국민이 고통을 받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신천지교회가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이 교회가 코로나19를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노납이 새삼 코로나19 사태를 이야기 하면서 신천지교회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불교계의 입장에서 매우 못마땅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신천지 신도들의 전도를 두고 언론에서 '포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문제이다. 신천지의 선교 활동을 두고 불교 용어인 ‘포교’라는 용어를 사용해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포교(布敎)라는 용어는 불교계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전법’이라는 의미로 오랫동안 사용해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조계종은 중앙행정기관 중 하나로 포교원을 설치해 운영하고, 포교사 제도를 둬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재가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포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 마디로 포교는 불교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임이 자명하다.

반면 선교(宣敎)는 기독교 신앙을 전하는 교회의 활동을 말한다. 그런데도 신천지의 선교활동을 포교라고 일컫는 것은 기독교의 정상적인 선전은 선교, 이단이나 비정상적인 선전은 포교라는 개념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언론에서 선교와 포교라는 단어를 구분해 사용함으로써 ‘포교’라는 용어가 이단의 활동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까지 나서 각 언론사에 신천지 전도를 두고 포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선 상황이다. 조계종의 이러한 요청에 호응해 일부 언론이 포교 대신 선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포교라고 하는 언론이 있다. 개신교계 내부의 이단 논쟁에서 불교 용어를 끌어 들이는 것은 종교적 사회적 갈등을 부른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용어 사용은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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