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성장’과 ‘복지’의 딜레마, 함께 풀어가는 지혜
아침을 열며-‘성장’과 ‘복지’의 딜레마, 함께 풀어가는 지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18 15:4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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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행정처장
김종광/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행정처장-‘성장’과 ‘복지’의 딜레마, 함께 풀어가는 지혜

선거철이 다가왔다. 여러 정당들은 자신들이 더 좋은 국가, 더 좋은 정부를 만드는데 나름 최적의 정책을 제시하며, 국민들의 표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보수는 ‘성장’을, 진보는 ‘복지’를 강조한다. ‘성장’을 위해 ‘기업 중심’으로 가야된다, 또는 ‘복지’를 위해 ‘분배 중심’으로 가야한다는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어느 한쪽에 과하게 치우치는 것도 경계해야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어디로 치우쳤나라는 점에서는, 논쟁이 토론을 넘어 투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개인의 생각이 다르고 지역별, 세대별, 성별로도 생각의 차이가 크다.

보수-진보, 성장-복지, 자유-형평, 좌-우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는 선거철이 되면 심화된다. 흑백논리는 이해하기 쉽다.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과 다른 사람을 구분하며, 다름(Different)을 틀림(Wrong)으로 규정하여 아군과 적군을 나누게 되며, 불만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현실을 바꾸고 싶은 동기가 된다. 이는 정치적 관심을 유도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유혹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너무나 위험하다. ‘성장’과 ‘복지’는 같이 가는 것이며, 어느 하나에 치우칠 경우 그 풍선효과로 나타나는 부작용을 우리는 수차례 겪어왔다. 이분법적 사고로 나와 적을 가르는 것보다, 치밀하게 현상을 관찰하고 문제를 직시하여 올바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이다.

선거를 앞둔 지금 필자는 정치인들에게 좋은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승부하길 당부하며 ‘성장’과 ‘복지’의 딜레마를 한꺼번에 풀 수 있는 다음의 대안도 반드시 검토해주길 희망한다.

바로 직업능력개발 사업이다. 직업능력개발 사업은 직업교육 또는 직업훈련을 통해 구인기업에 양질의 인력을 만들어 공급함으로써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고, 구직자에게는 평생 기술을 가르쳐 좋은 일자리를 공급함으로써 ‘최고의 복지’를 제공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기술을 익혀 학문+기술을 고루 갖춘 융합형 인력으로 더 좋은 일자리를 도모할 수 있다.

성장하는 기업은 근로자들의 기술을 업그레이드 시켜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어려운 기업은 근로자들에게 국비 무료 유급 교육을 제공해, 기술력 향상과, 경기가 회복할 때 까지 직업을 유지하는 효과를 준다. 조선경기가 정점을 찍을 때 필요한 인력을 신속히 공급하고, 조선경기가 하락할 때 전직 또는 고용유지를 지원한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최근에는 보잉사의 737 맥스 사태로 타격을 받은 서부경남 항공부품업체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기계, 자동차, 조선, 항공과 같은 서부경남 국가 기간산업 직종의 인력을 배출하려면 시설 장비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민간 사설 기관의 역량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에는 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일과 같은 기술 선진국은 일찌감치 치밀한 직업능력개발시스템을 정착시켜, 우수한 기술과 높은 품질의 제품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손기술과 숙련도가 높은 장인들을 마이스터로 우대하는 풍토도 잘 갖추어져 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기꺼이 손에 기름 묻혀가며 현장 기술을 익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려면,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예년에 비해 선거판이 혼탁하다는 말이 많이 들리지만, 우리지역에서는 올바른 정책비전을 가진 훌륭한 후보자들이 좌우 경쟁보다, 정책경쟁으로 승부해주길 기대하며, ‘성장’과 ‘복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안들 중에서 직업능력개발 사업의 우선순위를 높여주길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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