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코로나19가 알려준 것
도민칼럼-코로나19가 알려준 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18 15:4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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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코로나19가 알려준 것

지구가 코로나19에 감염이 되고 말았다. 날씨도 변하고 환경도 변하더니 자가생식(?)된 균이 박쥐를 통했다고는 하는데 그것은 잘 모르겠고 갑자기 손으로 코로 입으로 들어와 인간을 감염시키고 그 감염된 인간들이 나라와 나라 사이를 돌아다니고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 일시에 감염을 확산시키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동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에게는 2월 중순이 지나면서 광풍이 불었고 세계는 지금 그 폭풍에 우왕좌왕 난리가 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마침내 판데믹(대유행)을 선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구에는 어릴 때 부모가 고생도 하고 남의 것(인디언)도 빼앗아서 부자가 된 덩치 큰 놈이 사는 집도 있고 늘 자신의 집이 어려우면 옆 집 것을 노리는 머리가 좋은 약삭빠른 집도 있고 예전에는 부자로 살다가 크게 망한 후 다시 이집 저집 물건을 싸게 만들어 팔아 부자가 된 후 이 지구촌을 쥐락펴락하고파 하는 집도 있고 부모가 남긴 유산을 팔아서 먹고 사는 집들도 있고 작은 집들 모아 힘 좀 써보겠다고 집안의 가장이 다 좌지우지 하면서 예전에는 내가 저 덩치 큰 부잣집이랑 한판 겨뤘는데 하면서 아직 힘주고 사는 놈도 있고 평화롭게 살다가 때 아닌 몸살로 숨죽이는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과 그리고 우리, 머리는 좋은데 다른 집 애들이 싸움 붙여 형제간에 문 닫아걸고 사는, 그러다 갑자기 열병에 확 쌓였다가 이제 좀 빠져나오려고 용을 쓰는데 다른 집들이 난리가 나서 조심스러운 우리, 옆집에서 감기 옮아와 힘든 우리를 보고 저 집 가지 말라고 가면 병 옮는다고 난리를 치던 집들이 이제 어떻게 열을 내렸느냐고 묻는다.

하루면 이 나라 저 나라를 갈 수 있고 심지어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닐 수 있는 지구촌에 사는 우리는 돈이 속도를 만들고 속도가 또 돈을 만들고 있다. 빠른 것이 좋은 것이라고 여겼는데 결코 좋지만은 않은 듯 나쁜 것도 속도 따라 일시에 번지고 있다. 지금은 다들 자기 집 빗장 걸기 바쁜 모양이다. 지구 마을은 패닉에 빠져 있다. 알 수 있는 건 감염 속도가 빠르기에 지구인의 많은 수가 걸릴 수 있고 다만 감염에 비하여 사망자는 메르스에 비하면 낮으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는 사망률이 높다는 것, 의료 환경이 열악하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코로나를 말하는 만화만평 하나가 눈길을 끈다. 중국은 소강상태, 이탈리아 유럽은 급확산중, 이란 확산중, 미국은 경계중이지만 지금은 무너졌다고 보고, 한국은 정점 찍고 진압중, 일본은 배양중이라니! 얼마나 많은 감염자가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러는 와중에 세계는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는 확진자가 16명에 불과할 때 진단키트를 승인했고 추가로 3개의 진단 키트도 열흘 내 승인해 주면서 신속하게 검사를 진행했고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국민 스스로가 경계하도록 했다. 차를 타고 가서 검사 받는 안전한 시스템, 드라이브스루를 마련하는 영리함까지 갖추었으니! 밀폐된 공간의 집단 감염으로 일시에 퍼져 지금도 그러한 상태를 매우 경계하지만 처음의 혼란과 두려움으로부터는 조금 벗어나있는 듯 보인다.

매화가 피는 3월초면 섬진강가는 차량으로 매년 꽉 채워졌지만 올해는 한산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냥 두려움에 떨기보다 활짝 트인 공간에서는 자신들 나름으로 여유를 찾고 싶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비말에 의한 직접 접촉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손을 잘 씻고 스스로 의심증상이 들면 매우 조심했다. 무엇보다 확진자가 많은 것에 비해 사망률이 높지 않은 것은 아직 다 끝난 것이 아니기에 조심스럽지만 우리의 공동체 의식이 가장 큰 몫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의료진과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 마스크가 없다면 마스크를 만들고 취약계층이 어렵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가고 격리자에게는 필요물품을 배달해주고 불편한 방호복을 입고 용변도 참아 가며 애쓰는 의료진, 소방대원들, 그리고 우리의 의료보험, 돈이 없으면 병원 문턱도 못가보고 죽는 세상, 어느 나라는 진단만 받아도 몇 백만 원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무료로 치료를 받고 격리자는 수당을 받는 이런 체계, 세상은 돈으로 돌아가지만 우리는 아직 그 정도로 메마르지는 않았다는 것을 이 험한 사태를 맞으며 느낀다. 그러니 여러분, 이런 나라가 지속되도록 선거를 잘하셔야 한다. 의료민영화가 되었으면 어쩔 뻔 했는가? 아파도 검사 못 받고 돌아다니다 감염시키고 그러다 죽는 이가 속출했을 것이다. 요즘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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