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지구는 편 가르는 신을 원치 않는다
아침을 열며-지구는 편 가르는 신을 원치 않는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19 16:0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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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지구는 편 가르는 신을 원치 않는다

성경에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하늘의 뜻이 얼마나 좋으면 그렇게 표현했을까. 우리 시대에 땅에서도 이루어져야 할 하늘의 뜻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지구촌의 평화와 화합, 즉 지구인이 하나로써 차별 없고 불평등요소 없이 사이좋게 지내는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시대에 진정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종교의 선택도 마찬가지로 교세가 아니라 지구의 평화와 화합에 얼마나 이바지하고 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내가 가진 소견으로는 개인의 신분으로는 법륜스님이 이 분야에서는 현시대에 단연 선두라고 생각한다. 그분의 말씀은 종파와 인종, 남녀를 떠나서 가장 보편타당한 일상적인 용어와 알기 쉬운 입담으로 기울어진 내담자의 편견을 가름 잘하고 설득시키며 다독거린다. 우리나라에 이런 위대한 선각자가 계심이 무척 다행스럽다, 영생이나 심판, 영광이라는 용어는 일절 쓰지 않는 스님은 분명 인문학적 철학적 사유체계가 무척 깊은 분임에 틀림없다. 참고로 나는 불자도 어떤 종교인도 아니다. 법륜스님의 더욱더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모든 종교에서는 영성을 이야기한다. 성숙한 종교인이라면 종교적인 신비체험이 있느냐 없느냐가 영성을 좌우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참된 영성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전체를 먼저 생각하고 생명을 살리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교세가 크고 입김이 강하다 할지라도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종교는 타락하게 되어있고 부패하게 되어있다. 내가 자주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홍익하는 삶이 바로 영적인 삶이다. 영성은 영적인 삶에서 가꾸어져 간다. 사람의 실천을 통한 평화와 화합이 바로 영성의 증거이다. 우리는 종교 다원주의에 살고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나의 종교만이 최고이며 나의 종교만을 통해서만 구원을 받을 수 있고 다른 모든 종교는 이단이라는 극단적이고 편협한 종교관에서 벗어나고 있다. 만법은 귀일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신앙의 자유가 인정되는 나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신앙의 자유라는 말을 오해하여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르는 행위는 무엇이든지 정당하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말의 진정한 의미는 서로 다른 신앙과 가치체계를 존중해야 한다는 데 있다. 자기 종교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배타적인 종교는 집단이기주의의 하나이며 보편적 진리를 가장한 왜곡된 충성심에 불과하다. 세계는 점점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데 여전히 분리와 분할을 강조하는 종교는 더 설 자리가 없다. 우리에게는 하나의 세계, 즉 글로벌이 있다. 지구촌의 시대이다.

코로나로 인해 증명되지 않았는가. 우리 동네만, 우리나라만, 우리 지역만 괜찮으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그만 해야 한다. 전염병처럼 여기 문제는 삽시간에 지구의 문제가 됨을 제대로 교육받는 시기이다. 지구는 인간의식이 모여 있는 또 다른 의식을 가진 행성이다. 우리의 의식 높이에 따라서 지구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럼 이 마당에 신은 무엇을 하는가? 그저 바라볼 뿐이다. 그 신은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바라보며 지구인들이 화합하여 사이좋게 지내면 축복의 미소를 보낼 것이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자기 나라만 생각하는 에너지가 강하면 슬퍼한다. 고통 받는 인류가 많아짐으로써 병질이 코로나보다 더 강한 것이 나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신에게 미소를 짓게 하거나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은 우리 인류의 몫이다.

아름답고 우아한 지구는 싸우는 신, 편 가르는 신. 자기 자랑하는 신, 갈등과 분쟁을 부추기는 신을 원하지 않는다. 어떤 종교이든지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려면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아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민족사에 대한 이해도 역사의식도 없이 민족의 문화에 대한 애정도 없이 개인의 구원에 매달리는 이기주의자를 만드는 종교는 성숙한 종교라고 할 수 없다. 말로는 민족통일 인류평화를 외치면서도 민족이나 국가의 발전보다는 종파의 발전을 목표로 활동하는 종교인들이 많다. 민족통일은 민족식으로 인류평화는 인류식으로 해야 옳지 않은가.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수 없다는 말이 우리민족의 자긍심에서 비롯된 말인 듯하여 무척 반갑다. 두주먹 불끈 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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