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당신의 아이는 안전합니까
기고-당신의 아이는 안전합니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19 16:1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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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영/밀양경찰서 중앙지구대 순경

 

김난영/밀양경찰서 중앙지구대 순경-당신의 아이는 안전합니까

‘학교폭력’이란 무엇일까. 인터넷에서 말하는 ‘학교폭력’의 정의는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 훼손, 모욕, 공갈, 강요, 강제적인 심부름,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 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이다. ‘학교’와 ‘학생’이라는 단어를 제외하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강력범죄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범죄들이다. 그러나 이 의미는 학교폭력의 피해학생과 그 가족들에게만 강력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특히 가해학생들의 대부분은 본인의 행동이 학교폭력이라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스스로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학교폭력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 해답을 ‘공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공감은 가장 진부한 단어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그 이유를 ‘4학년 5반의 차별 탈출 프로젝트’라는 다큐멘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방송은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가 있는 학급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학급 내의 따돌림을 해결하기 위해 담임 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우등생과 열등생으로 나누고 하루씩 번갈아가며 노골적인 차별을 하기 시작한다. 첫 날 우등생이었던 아이들은 다음 날 하루아침에 열등생이 되어 차별을 받고 열등생이었던 아이들에게 공감을 하게 된다. 이것은 자연스레 기존에 따돌림을 당하던 아이에 대한 깊은 공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돌림을 시키던 반 아이들이, 당사자가 되어 보기 전까지는 몰랐던 아픔을 온 몸으로 체감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공감이라는 열쇠를 다방면으로 이용해야 한다. 영어와 수학 못지않게 공감에도 그 이상의 조기교육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가정과 학교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아픔, 그리고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하게 될 후회를 공감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물론 교육의 틀을 벗어난 다수의 학생들에겐 우리 경찰이 365일 24시간 무한한 손길을 뻗칠 것이다. 학교와 연계된 SPO(학교전담경찰관)의 지속적 보호 및 교육이 함께 할 것이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117(학교폭력 상담전화)은 지금도 대기 중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4월, 공감하고 공감 받는 청소년들의 마음으로 대한민국이 가득차길 바라면서 마지막 질문으로 글을 마치려 한다. 공감 받지 못할, 혹은 공감 하지 못할 위험으로부터 ‘당신의 아이는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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