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축제 잇따라 취소…“우리는 절박합니다”
경남 축제 잇따라 취소…“우리는 절박합니다”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3.25 18:33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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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행사 업계 종사자들 몇 달째 수입 없어 울상
경남도 아직 체계적 지원 정책 없어 “당장 시급”
코로나19 추경에 반영·의회 제출…속도 내야

“축제가 다 취소돼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다. 그래도 다 힘든데 버텨야지. 답이 있나”


경남의 한 행사대행 사업을 하는 사람의 푸념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봄철부터 본격 시작하는 진해 군항제를 비롯한 경남 지자체들의 크고 작은 축제와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연기되었다.

이로 인해 그때 출연하기로 했던 지역의 가수나 MC, 이벤트 업체, 무대, 조명 등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지역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행사대행업체는 사무실의 임대료도 내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어 심각성을 더했다.

이에 공연 관련 업계들은 스스로 나서 지역 축제·행사를 주최했던 경남 지자체에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며 관중 없이 온라인 무대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등 대안을 촉구했다.

◆비수기 이어 코로나19까지= 지역행사 관련 업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현실은 참담했다.

김해에 사는 무대 촬영 사업자인 A(38)씨는 “겨울철은 원래 비수기였고, 2월부터는 무대 관련 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단 한군데도 연락이 없다”면서 “몇 달째 완전 손가락 빨고 있다. 심지어 결혼식까지도 안 해 몇 달 째 아무 수입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경남도의 경남형 긴급재난소득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50만 원도 아쉬운 심정이다”고 절박함을 토로했다.

또한 경남의 한 행사대행사를 운영하는 B씨는 “원래 봄에 행사가 잡혀 있었는데 다 취소됐다”며 “우리 같이 월세, 대출이자 등 고정비가 나가는 업체들은 가만히 있어도 돈이 몇 백씩 나가니깐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관객 없는 콘서트 등 대안 마련하라 = 행사 관련 업계의 위기에 B(44)씨는 경남도에 한 가지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7일 경남도 홈페이지 ‘경남일번가’에 ‘온라인을 활용한 지역예술인 공연플랫폼 운영’이라는 제목으로 청원의 글을 올렸다.

그 내용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원래 기획된 공연을 진행하지 못한 예술인들에게 유튜브 등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특별허용’ 하고, 경남 지자체에서 비용을 지출해 행사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것이 골자였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국가재난 시 공연 취소에 대한 경남도의 예술인 및 종사자들의 체계적인 정책이 없기에 제안한 것이다.

현재 이 청원은 도민들의 공감 100개 이상을 받아 경남도 정책위원 등의 찬반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300명 이상이 참여하고, 그중 과반 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을 시에만 경남도가 정책 입안 과정에 들어가는 방식이라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또한 창원에서 촬영 일을 하는 C씨(54)는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비공개 녹화방식의 ‘방구석 콘서트’를 경남 지자체에서도 해줄 것을 요청해 시민들의 호응을 끌기도 했다. 이 역시 관객이 없는 공연 형식으로 경남 지자체에서 그 비용을 대고 공연은 TV 등으로 송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경남도는 이 ‘방구석콘서트’ 예산 2억9000만원을 지난 23일 코로나19 극복 관련 추경안에 담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또한 예산이 집행되기까지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 예결특위 등 절차가 있다. 당장 생계가 어려운 예술인을 포함한 공연 관련자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기엔 너무 늦다는 지적이다.

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도 ‘온스프링’이라는 이름으로 무 관중 공연을 통한 공연 관련자들의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정확한 날짜와 일정, 규모가 잡히지 않고 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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