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코로나19와 봄꽃 유감(遺憾)
진주성-코로나19와 봄꽃 유감(遺憾)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29 14:1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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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코로나19와 봄꽃 유감(遺憾)

꽃은 인간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한다. 화려한 자태의 아름다운 외양을 자랑하는 꽃에서부터 모양은 별로이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내는 꽃까지 인간에게 기쁨을 준다. 이처럼 꽃은 사람들에게 관상가치가 있어 미적 감각을 자극해 좋은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유명 시인들의 시에도 꽃은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바야흐로 봄이 무르익으면서 산에도 들에도 온통 꽃 천지로 물들고 있다. 진달래와 개나리, 목련이 만발하고 거리마다 벚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면서 봄의 향기를 선사하고 있다. 봄꽃 중에서도 그 화려함으로만 따지자면 단연 으뜸은 벚꽃인 것 같다. 벚꽃이 만발한 거리는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여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리 경남지역의 진해는 벚꽃의 대명사로 불리는 곳이다. 진해의 벚꽃은 전국 최고로 평가받고 있으며, 해마다 벚꽃이 피는 봄이 되면 진해군항제가 성대하게 열린다. 노납도 과거 진해군항제에 벚꽃 구경을 하러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을 정도로 웬 만한 사람들은 한두번 가본 적이 있을 정도로 진해군항제는 유명하다.

지난해에도 400만 명이 찾았던 진해 군항제는 봄꽃 축제의 대명사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아쉽게도 최소 됐다는 소식이다. 1963년 1회 축제를 시작으로 한해도 거르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창원시의 고육지책이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데 벚꽃 구경을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면 코로나19의 감염과 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민족은 참으로 꽃을 좋아한다. 봄철이 되면 꽃구경과 꽃 나들이에 나서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 왔다. 꽃은 아름답고 화려함으로 사랑을 받는 것 외에도 번성과 부귀와 영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과거에 급제한 선비의 머리에 꽂는 어사화는 영화를 상징하고, 그렇게 경사스러운 일에 ‘웃음꽃이 피었다’고 표현한다. 여기에 ‘꽃 같은 시절’이라 하여 청춘을 상징하기도 한다.

노납은 어린 시절 보릿고개에 배가 고플 때 산에서 진달래를 따먹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꽃은 우리에게 허기를 해결해주는 식량이 되기도 하고 질병을 치료해주는 약이 되어 주기도 하는 고마운 존재이다. 코로나 사태로 봄꽃 구경을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화사하게 핀 봄꽃을 먼발치에서나마 구경하면서 코로나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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