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역량강화를 목표로 하는 온라인 학습
도민칼럼-역량강화를 목표로 하는 온라인 학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29 14:1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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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역량강화를 목표로 하는 온라인 학습

우리 대학에는 여름방학마다 재학생들의 토익점수 향상을 위해 진행해온 합숙형 프로그램이 있다. 매번 다양한 학습방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방법이다. 블렌디드 러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제공하는 방법인데,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교실에서 토익수업을 받고 관련 내용 실전문제를 매일 온라인으로 풀도록 했다.

온라인 학습을 해본 사람은 느끼겠지만 보통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즉,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블렌디드 러닝방법을 시도하고 토익점수 향상 집단을 상위와 하위로 나누어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분석해본 결과 여러 변인 중에서 상위집단의 ‘탐구적 특성’이 높게 나타났다. 모르면 찾아보고 보완하는 자세는 결국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학습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태도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학교에서 추구하는 교육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과목마다 달성되어야 할 지식의 최종 목표를 향해 모든 학습자들은 단계를 밟아 올라가게 된다. 최근 대학들이 역량기반 교육과정으로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단순한 지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 활용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역량기반교육과정은 과목마다 필요한 여러 가지의 핵심역량을 달성목표로 삼기 때문에 단순히 지식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과목 간의 융합적인 개념도 포함하며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교육보다는 스스로 단계를 밟아 발전하도록 기회를 주는 데에 더 초점을 둔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혼란을 겪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갈등과 어려움이 있지만 교육현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주는 어려움은 매우 크다. 많은 대학에서 비대면 수업으로 동영상 강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학습효과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 강의를 포함한 동영상 강의는 대면 수업의 보충으로 이용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계기로 인터넷 학습의 범위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단지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주체가 되는 수업으로 제작하여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처음 제작할 때와는 달리 횟수를 거듭할수록 준비과정에서 매우 빠르게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목표로 하는 역량강화에 부합될 수 있다. 가령, 학습자가 수업내용을 파악하고 개념설명을 녹음해서 전송할 수도 있으며 시청각 학습 자료를 매우 풍부하게 제공할 수도 있고 주어진 과제수행을 위해 국제적인 자료를 이용할 수도 있다. 지식습득 여부를 단계적으로 성찰하며 밟아 올라가도록 구성할 수도 있고 또한 지식습득의 지름길을 알려 주기보다 학습자 스스로 탐구하며 습득하게 만들 수도 있다.

지금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있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질 높고 효과적인 동영상 강의 제작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된다면 일방적 지식 주입과 일차원적 학습자료 제공의 차원을 넘어 단계별 역량강화학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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