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긴급재난지원금 어찌될까
진주성-긴급재난지원금 어찌될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3.31 16:1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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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긴급재난지원금 어찌될까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다. 시샘이다. 남도 아닌 사촌인데도 시샘이 나는데 남이라면 오죽하겠나. 지극히 본능적인 욕심으로 발현하는 부러움을 과장해서 한 속담이지만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정제되지 않은 감성이다. 하지만 좀 더 나아가면 남이 잘되는 것을 못 본다. 그래서 내 못 먹는 밥에 재를 뿌린다고 했다. 시샘이 지나치면 심술이 된다.

더 나아가면 내가 잘 못되어도 좋으니 네가 잘 못되는 꼴을 보았으면 하는 오기가 발동한다. 그래서 내가 잘 되는 즐거움 보다는 남이 잘못되는 것을 더 즐기면서 깨소금 맛이라며 고소해 한다. 하지만 그나마도 생각과는 다르게 진행되면 이제는 막나간다. 너 죽고 내 죽자는 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화두가 되자 온갖 말들이 각계각층에서 나온다.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과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까지 왜 주려고 하느냐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은 소위 부자들이거나 비가 오나 눈이오나 월급 잘 받고 있는 공무원이거나 공기업의 임직원들 또는 사기업이라도 직위나 직책이 좋아서 코로나19로 인해 자가 격리가 되든 일터가 잠정 폐쇄가 되든 월급을 문제없이 꼬박꼬박 받을 수 있기 때문이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애당초부터 일터도 일자리도 나가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라서 코로나19의 영향을 경제적으로 전혀 받지 않기 때문에 지원금을 줘야할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지원금은 나라의 돈이고 나라의 돈은 세금이고 세금은 국민들이 내는 돈이고 국민들은 재산과 소득순위에 따라 세금을 내는데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많이 받고 적게 낸 사람이 적게 받는 것이 공평하고 합리적이지, 많이 내든 적게 내든 일률적으로 받는다면 그게 오히려 공평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고 짐짓 부아를 채웠더니 입에 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한다. 부자는 거저 되었나, 우리 같은 어려운 사람들의 돈이고 공무원 봉급도 다 우리가 낸 돈이지, 있는 사람은 그 돈 주어봐야 아무 효과도 없어서 있으나 마나한 돈인데 왜 피같이 아까운 세금을 함부로 쓰느냐다.

하지만 어려운데 얼마든 받으면 좋을 것을 부자도 동일하게 준다면 그 꼴은 못 본다며 나도 안 받겠다고 안 받으면 어려운 당신이 더 손해를 볼 것인데 그래도 괜찮겠냐고 부채질을 하니까 말이 안 통한단다. 물론 막역한 사이라서 염장을 질러보았지만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말이 많고 탈이 많으면 정부는 어떤 시행도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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